나의 사적인 도시

나의 사적인 도시10점
박상미 지음/난다

번역가이자 갤러리스트인 박상미 님의 에세이입니다. 내용을 보니 블로그에 모아놓았던 글을 주변의 권유로 다시 하나하나 손봐서 내놓은 한권인듯 한데, 원래 번역가이셨던만큼 글 하나하나 배치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본 느낌이 들어 정말 소중하게 한장한장 넘기며 봤네요. 원래 글을 이런 스타일로 쓰시는지 모르겠지만, 오래 전에나 느꼈던 ‘어른의 문장’ 같은 느낌이라 참 포근했어요.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었고, 그래서 더욱 좋았답니다.

작가님이 뉴욕에 거주하면서 여행이라기보다는 일을 보러, 휴식을 가지러, 지인을 만나러, 혹은 영감을 얻으러 걷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미국 이야기라고는 느끼기 힘들 정도로 자신의 발로 걷거나 앉아서 주변을 살피는 이야기가 많아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분류는 여행서적으로 되어있던데, 이 책을 보고 여행을 한다는건 어불성설이겠지만, 이런 감성으로 낯선 지역에서 살아본다면 어렴풋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평소에 관심을 갖고 눈여겨 본 작품들, 작가들, 그리고 지인을 통해 알고 소개받은 인연들, 그리고 특정 장소에 매겨진 기억들. 하나하나가 지나가는게 아니라 언어로 표현되고 기록된다는 것이 나중에는사진보다 더 생생한 감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 이런걸 느낄 수 있는 멋진 한 권이어서 정말 소중하게 아껴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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