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나인 (양장)6점
천선란 지음/창비

천선란 님의 장편SF입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는데, 아직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어 집어들었는데 약간은 청소년 성장소설같은 느낌에 출생의 비밀, 살인사건, 친구들과의 우정, 과보호 가족 등의 이슈가 드러나있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한 챕터 한 챕터씩 나아가는게 조금 힘겨운 느낌이기는 했네요.

나인은 미혼인 이모와 오염된 땅을 재생시킨 식물원을 가꾸면서 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입니다. 미래와 현재라는 두 친구가 절친이고, 태권도를 잘 하는 당찬 소녀에요. 어느 날 우연히도 실제인지 환영인지 모를 승택이라는 한 소년을 산에서 만나게 되고, 그 가운데 태권도학원에 다니다가 가출한 어떤 선배가 사실은 친구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걸 알려준건 누군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어떤 나무가 말해준 것이라는게 특이한 일이었지요. 사실 나인은 식물에서 태어나는 외계인이었는데, 지구로 이동해와 정착한 외계인의 핏줄이었다는 것. 이모는 외계인들 사이에서도 지구인에게 섞여살기를 원하는 별종이었고, 승택은 점점 줄어드는 아이 중 자신과 다르게 건강한 나인이 궁금해져 종종 찾아오곤 했다는 겁니다. 이런 이모와 친구들, 승택 사이에서 살인사건의 진상도 알리고 자신의 정체성도 찾고자 하는 행보가 이 소설의 이야기입니다.

전반적으로 세세하고 침착한 묘사가 돋보이는 이야기였고, 인물들의 고민도 사춘기답게 다양하기도 하고 때로는 심각하기도 한 그런 내용이었어요. 정신없이 사건에 빠져들기보다는 한발짝씩 담담히 사건의 진상을 향해 걸어가는 그런 느낌이었네요. 왠지 작가님이 그런 성격이 아닐까 한번 짐작해 보게 됩니다. 언젠가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한번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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