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하다가 디즈니플러스 덕분에 정주행. 아직 스파이더맨 최근 두 편을 못봐서 빠진 부분이 있지만 독립적으로 이것만 봐도 생각외로 괜찮았습니다. 제목은 닥터 스트레인지이지만 사실상 스칼렛 위치에 대한 이야기라 더 재미있게 몰입했던거 같아요 (워낙 좋아하는지라.. ㅎㅎ)
세상에는 현재 우리 세계뿐만 아니라 수많은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각 세계마다 수많은 자신이 존재하지만 오직 하나만 존재하면서 평행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납니다. 10대 소녀인 아메리카 차베스 (이름이?!)가 그 주인공. 다른 세계의 닥스는 그녀의 힘이 세계의 위협이 된다며 그 힘을 빼앗으려 하지만 죽게 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닥스는 가장 강력한 마법사인 스칼렛 위치를 찾아가지만 그게 바로 사자굴에 머리를 집어넣은 꼴이 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를 꿈꾸는 스칼렛 위치에게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켜줄 수 있는 아메리카의 능력은 정신이 휙 나갈 정도의 유혹으로 다가간 거였네요. 이제 닥스+아메리카 vs. 스칼렛 위치의 전투가 가공할 규모와 차원을 넘나들며 펼쳐집니다.
이 작품의 재미는 차원을 넘나들면서 단순한 스칼렛위치 vs. 닥스 구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른 차원의 히어로들(판타스틱4, 페기카터, 프로페서X!!! 등등) vs. 닥스 or 스칼렛위치, 칼 모르도 vs. 닥스, 여기에 더해서 닥스 vs. 닥스까지 다양한 대결구도가 펼쳐진다는 점. 머리속과 전투장면이 기괴할 정도로 헷갈리는 가운데 아드레날린이 뿜뿜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현재 세계의 가장 잘생긴 닥스는 아메리카를 믿고 그녀를 지켜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요.
마지막 장면에서조차 닥스는 스칼렛 위치를 누르지 못하고, 결국은 스칼렛 위치 vs. 아메리카의 구도로 진행됩니다. 당연히 아메리카는 완다를 이길 수 없지만, 신의 한수로 행복한 완다와 스칼렛 위치의 모습을 겹쳐 보여주면서 스칼렛 위치가 꿈꾸는 본인의 모습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상황을 뒤집네요. 마블스러우면서 B급스러우면서 그게 영화로 제작되어 시각적 재미를 더해주는 이 시리즈의 매력이 이런게 아닐까 싶었어요.
별로 작품성을 기대하면서 보는게 아니지만 그럼에도 커다란 세계관이 계속 만들어지고 진행되는걸 보는 재미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활약하며 공감을 주는 이야기를 보는 것, 그런 기대감을 꽤나 충족시켜 준 한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호불호는 있겠지만, 저는 재미있게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