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
어떤 분야에서 관심있는 책을 읽게 되면 왠지 모르게 많이 듣게 되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SF에서는 어느새인가 테드 창이 그런 이름이 되어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이름으로 된 책을 만나게 되질 않더군요. 알고 보니 단행본은 딱 한 권 – 그것도 중단편집이었네요. 그 책이 바로 ‘네 인생의 이야기’ 입니다.
르귄 여사만큼이나 독특한 맛을 가진 작품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여 있어요. 그리고 한 작품 한 작품이 SF&환타지계의 이름있는 수상작, 혹은 수상후보작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물론, 작품성이 이러한 상으로 정해지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여러 편이 여러 해에 걸쳐 쓰여지고, 기간에 걸맞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것이겠지요.
바벨탑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바빌론의 탑(Tower of Babylon)’, 초월지성간의 싸움을 다룬 ‘이해(Understand)’, 우리가 진리로 알고 있던 사실이 무너질 때의 상황을 다룬 ‘영으로 나누면(Division by Zero)’, 전체묘사적 문자체계와 인간의 경험적 사고 방향을 다룬 ‘네 인생의 이야기(Story of Your Life)’, 언령으로 움직이는 물체와 생식에 관한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일흔두 글자(Seventy-Two Letters)’, 초월지성의 앞에 선 과학의 존재이유를 생각해본 ‘인류과학의 진화(The Evolution of Human Science)’, 무조건적인 믿음과 신의 체험을 보는 것에 관한 갈등을 묘사한 ‘지옥은 신의 부재(Hell Is the Absence of God)’, 그리고 외모에 좌우되지 않는 사회를 생각해본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고 – 다큐멘터리 (Liking What You See: A Documentary)’. 하나하나의 작품을 제목만으로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한편 한편이 생생한 임팩트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인구에 회자되는게 괜히 명성만으로 되는건 아니라는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한권이었습니다. 멋진 작가의 멋진 작품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