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주시대 – 네이선 로웰 지음, 이수현 옮김/구픽 |
제목만 보고서는 한 50년대에 상상으로 끄적인 달세계탐험 류의 이야기겠거니 생각했는데, 도서관에 있길래 한두장 펼쳐보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바로 대출하고 이틀만에 완독해버린 너무 재미있는 SF. 5부작인데 왜 이게 1편밖에 안나온거야 하고 봤더니 제목때문인지 너무 안팔려서 절판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진짜 오랜만에 아마존에서 원서로 구입해서 읽어야하나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 이스마엘 왕은 대입을 앞두고 모친을 잃으면서 상업 행성에서 쫓겨나 입대하거나 화물선을 타거나의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입니다. 미래라도 이런 경우의 보험이나 복지는 사각지대가 있는듯. 일단 군대는 아니라 화물항에 가서 일자리를 알아보게 되는데, 자신처럼 우주항해 미경험자는 1/4 몫 (원제인 Quarter Share)으로 등록하게 되어 한 우주선의 식당 보조로 일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본인의 (혹은 작고하신 어머니의) 커피 취향을 기반으로 혁신을 해나가면서 우주선의 운행을 익히고 정박지마다의 특산물을 찾고 이를 다른 행성에서 좋은 가격에 파는 무역을 시작하죠. 처음에는 경험, 그리고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 관심있는 사람들의 조직화 및 지원세력 확보, 자격증 획득 등을 통해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는 이야기는 왜 이 번역서 제목이 대우주시대가 되었는지를 말해주네요.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고, 왜 안팔렸는지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한 책이었던듯. 단적으로 제목의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 대항해시대를 하며 지중해를 거쳐 대서양, 세계로 무역의 범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책을 읽고 나서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제목이긴 합니다만.. 제목만 보고서 그걸 짐작하기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무슨 50년대 SF같은 느낌이라니. 차라리 성계 무역 시리즈라든지 1/4 이라든지 하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원제를 활용한 제목이었다면 잘 팔 수 있었을듯. 1/4x – 1/2x – 1x – 2x – … 이렇게 나가면 재밌지 않았을까 싶기도.
어쨌거나, 1/4몫이면서 이제 1/2 자격증은 다 땄겠다, 다음 편에서 이스마엘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사라진 아빠는 어디서 만날지, 설립한 조합은 함선을 넘어서 함대 단위로 커질 수 있을지, 나중에 선장이 된다면 어떤 독특한 지휘를 할지 등등 궁금하네요. 가능하면 번역서가 나와줬으면 좋겠지만, 일단 아마존을 함 뒤져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