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로그 1 – 홍정훈/판무스토리 |
리디북스에는 비오는 날이면 당일에 쓸 수 있는 1,000 포인트를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읽고싶던 책을 천원 할인받아 구입하는데 사용했는데, 어디선가 보게 된 팁으로 단기대여가 가능한 책을 한권씩 읽을 수 있다는걸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비가 오는 날마다 한 권씩 완독한 시리즈가 지난번 월야환담 채월야와 이번에 다 읽은 더 로그입니다.
두 시리즈의 공통점이라면 옛날 옛날 하이텔 시절 통신연재가 되었던 작품이라는 점이죠. 더불어 출판계약이 되면서 완결을 보지 못한 작품이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그나마 채월야는 일곱 권이라 금방 볼 수 있었는데, 더 로그는 자그마치 13권.. 참 오래 읽었다 싶네요.
레이펜테이나 연대기라는 세계관 속에서, 라이오니아의 벨키서스 레인저라는 산악부대 출신의 대도 지망생, 카이레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특수전투부대인만큼 어느정도 뛰어난 전투실력을 가지고 우연히 얻게 된 전대 대도 윈드워커의 보물을 가지고 대도 로그마스터라는 이름을 쓰게 되는데, 윈드워커의 후손인 디모나와 엮이고 국가간 전투나 종족간 전쟁 같은 상황에 휘말리면서 온갖 고생과 절망, 정신적/육체적 충격을 뚫고 성장해나가는 스토리..라고 할까 싶습니다. 더불어 출생의 비밀(!)이라는 일일아침드라마같은 설정도 덧붙여지는 먼치킨 스토리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시리즈의 백미는 말, 말, 끝없이 이어지는 유쾌한 말의 향연, 그리고 주인공이 먼치킨이면서도 사랑이 무엇인지 증오가 무엇인지 휘둘리는 디모나와의 애증전선입니다. 그리고 사람 뒤통수를 치는 등장인물들의 종말 – 그리고 씁쓸하지만 왠지 모르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 전개가 독자가 책장을 붙들게 만드는것 같아요. 덕분에 13권이라는 분량에도 계속 다음권 다음권 하면서 보게 됩니다.
결국 마무리는 다음 연대기 시리즈로 이어져야겠지만 이 부분은 작가의 계획에 맡길 수밖에 없을 듯. 차기 시리즈가 연재되다가 모 이슈로 중단된 후에는 아직 재개 소식이 없나봅니다. 그래도 오래된 숙제 하나를 끝낸 느낌, 그리고 작품의 퀄리티 면에서 참 만족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