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The Picture of Dorian Gray (1890)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선주 옮김/황금가지 |
오스카 와일드는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작가입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오스카 와일드의 생애를 죽 흝어보니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역시 소설은 자신을 반영하는 걸까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출판 이후 와일드의 삶은 도리언 그레이의 운명 그대로였으니까요. 젊음과 아름다움을 숭배하고, 마음 가는 대로 글쓰고, 비평하고, 떠돌아다니는 삶. 그리고 불행한 마침.
와일드는 그렇게도 와일드한 삶을 살았고, 그레이는 선과 악 사이에서 고민하는 회색빛 삶을 살아가죠. 자신이 가장 바랬던 것을 가졌으면서도 행복해지기보다는 집착함으로 인해 오히려 불행해지는 도리언. 자신의 행로와 마음을 반영하는 초상을 보면서 괴로와하고,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변화란 것에 절망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아무리 선행을 하고 기부를 하더라도, 그 일은 잊혀지지 않고 계속해서 응어리처럼 마음속에 남아있죠. 지금 내 얼굴에도 삶의 흔적이 계속 남겨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도리언처럼 순수한 얼굴을 가지고 그 기억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군요. 내가 살아온 삶은 내가 책임져야 할 테니까요.
아, 왠지 초등학생 감상문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부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