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사 시리즈, 예상외의 등장을 깜짝 놀래킨 라이온 킹입니다. 주요 인물들을 실사로 구성해서 호평을 받았던 신데렐라-미녀와 야수-알라딘의 상승세에 과연 동물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싶었던 만큼 실제 성적은 평균점이었던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걱정과는 달리 꽤나 재미있게 봤네요. 원작을 얼마나 잘 구성했느냐보다는, 내셔널 지오그래피를 보면서 영화를 보는 듯한 실제감-현실감이 상당히 쏠쏠했어요. 어린시절 귀여운 심바-날라도 좋았고, 무파사의 위엄, 스카의 교활함, 자주의 촐싹댐, 품바와 티몬 콤비의 만담과 덤벙거림, 그리고 하이에나들의 교활함도 잘 표현되었네요. 어떻게 실제 동물들에게 그런 모습을 부여했는지.. 제작진이 동물 캐릭터 하나하나에 쏟은 정성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배경도 뛰어났어요. 처음 등장하는 초원의 모습 – 심바의 탄생을 연호하는 동물들로 가득한 프라이드 랜드는 매력적이었고, 나중 스카의 지배를 받아 황폐화된 모습도 정말 리얼했습니다. 멀리 떠난 심바가 품바/티몬 콤비를 만나는 정글은 또 다르게 멋진 장소였네요. 오히려 사자들이 이리로 이사오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식생이 달라 힘들듯). 흰개미탑이나 벌레들의 모습도 꽤나 리얼하고 재미있게 묘사되었어요.
줄거리야 익히 아는 스토리인지라 그닥 새롭지는 않았고, 다만 전투장면이 좋았네요. 하이에나 군단과 사자 군단의 대결이라니. 그 와중에 난입한 품바의 전투, 할아버지 비비 라피키의 활약도 의외로 멋졌습니다. 마지막의 스카-심바의 대결 또한 괜찮았고요. 그렇게 정리된 프라이드랜드를 함께 되살려내 3세까지 보게 된 엔딩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되었습니다.
동물 실사라는 쉽지 않은 장르에서 괜찮은 결과물을 거둔지라 박수쳐주고 싶네요. 사실 극장에서 봐야 더 어울리는 작품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그런 기회는 한참동안은 오기 힘들듯 합니다. 다음 실사는 뮬란이던가요.. 아무래도 고전할 것 같지만 또다른 즐거움이 있을지 한번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