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 – 어니스트 클라인 지음, 전정순 옮김/에이콘출판 |
영화로 먼저 본 작품입니다만, 원작 소설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 겨우겨우 찾아봤습니다. 결론은, 둘다 볼만하다 – 단, 영화를 먼저 보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영화에서 본 장면장면이 원작에서는 어떤 것은 빠져있고, 어떤 것은 전후관계 연관 없이 비주얼만 보여주고, 더구나 마지막 장면이 영 다른 부분이 있기에 원작을 먼저 보는건 자꾸만 비판할 거리가 쌓여갈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를 먼저 보면 영화는 영화대로 즐길 수 있기에 불만이 상쇄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영화와는 달리, 원작에서는 주인공 웨이드가 더더욱 가난해서 레벨업 하러 옆 행성으로 이동할 여력도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사실 이 쪽이 더 그럴듯합니다. 실제 세상에서 왕따당하는 학생이라 오아시스 속의 가상 학교로 전학을 하면서 진정 해방감을 느끼게 되는 점, 학생이기에 등교 및 수업 시간을 열심히 지켜야 학점이 인정되는 점 등등 여러 제약사항이 웨이드의 재정적/신분적 환경으로 인해 말이 되게 주어집니다.
첫 번째 수수께끼는 영화와는 영 다른 이야기라 더더욱 재밌었네요. 사실 세 가지 수수께끼가 모두 영화와는 다른 것이었고, 여기에 열쇠만이 아니라 열쇠로 열고 들어가는 관문을 돌파하는 것이 또다른 단계라는 것도 원작 고유 설정입니다. 악역인 IOI의 놀란 소렌토도 그저 멍청한 사업가가 아니라 나름대로 솜씨를 지닌 적으로 나오는 것도 꽤 괜찮았네요.
다만 클라이막스와 결말에 있어서는 반쯤은 부족한 느낌이지만, 반쯤은 영화의 셧다운제 결말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작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작품을 읽는게 정말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는 점이에요. 즐겁게 즐겁게 한장 한장이 넘어가 간만에 밤 늦게까지 완독했어요. 이런 경험도 간만. 그만큼 한번 볼만한 작품입니다. 즐거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