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크리스토 백작 1 –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오증자 옮김/민음사 |
뜬금없이 읽고싶어져서 집어든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입니다. 어릴적부터 워낙 많이 읽어본 작품이지만 기억에 각인된건 이프 성채를 탈출해서 몬테크리스토 섬에 도착하고 동굴에서 보물을 찾기까지의 과정이고, 그 후의 복수는 대충대충 넘겨 나중에 요트를 타고 떠났다 정도로 급하게 마무리한 기억만 남아있어 한번 제대로 읽어보자 하고 시작했어요. 완역본이라 그런지 초반에는 고전 특유의 장황한 배경 및 시대묘사가 들어가 있어 좀 지루했지만, 2권을 넘어서부터 오히려 속도가 붙는 기현상이.. 덕분에 4, 5권은 며칠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즐겁게 보았습니다.
읽어본 목적이 복수 과정의 세부적인 면모였던만큼 기억에 남는건 에드몽 당테스와 파리아 신부보다는 가스파르 카드루스, 모르세르 백작, 당그라르 남작, 빌포르와 그 가족들이에요. 가스파르는 기억하는대로 혼자서 돈을 챙겼음에도 계속해서 욕심을 부리고 도둑질 중 마지막을 맞이하지만, 모르세르 백작 집안에서는 메르세데스와 아들 알베르, 당그라르 남작 집안의 외제니와 가정교사 다르미 양, 빌포르 집안의 발랑틴, 모렐 선주의 아들 막시밀리앙 등의 2세들이 생생하게 활약하는게 정말 새로왔네요. 그래서 당테스의 복수보다는 이 아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가 더 궁금했다는..
그리고 마지막 장면. 축약판에서는 ‘복수를 마무리하고 배를 타고 떠났다’로만 기억되었던게, 메르세데스와 서로 어긋난 운명을, 감정을 정리하고 그 시점에서 정말 자신을 사랑해주고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세르에게 복수하는데 이용했던 하이데라는 것을 깨닫고 함께 떠나는 것이었다는게 정말 의외였어요. 그런 내용 정말 기억이 안남.
지금 읽고 보니 당시 뒤마가 얼마나 인기있는 이야기꾼이었는지 알겠더군요. 당장 다른 대표작인 삼총사 완역본도 찾아놓고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감상을 찾아보니 이건 또 나름대로 막장드라마인 듯 하지만, 나름 재미있을듯요. 일단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