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만용 가르바니온 – dcdc 지음/에픽로그 |
나름 즐겁게 읽은 가벼운(?) SF 소설이었습니다. 제목다운 로봇물이기도, 표지다운 코믹물이기도, 사진다운 팬픽이기도 한 여러 면모를 갖춘 이야기였네요. 처음에는 무’한’만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색이 안되어 보니 무’안’만용이었다는 것도 의외였고, 가르바니온의 어원 – 갈비+Onion – 을 알고 나니 제목을 볼 때마다 피식피식 웃게 되는 것도 참 흐뭇합니다.
외계인의 지구 침공에 관한 음모론과 여기에 엮인 대한민국의 다양한 인물군의 생활상(?)을 웃음기어린 터치로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단지 휴가를 보내기 위해 지구라는 미개척 행성에 놀러온 황제,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김꽃비로 인해 목적지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로봇을 통한 침략 연극을 하는 대신 무안단물이라는 에너지원과 기술을 제공하는 배경, 그 가운데 외계인에게 특채되어 활약하는 군상들.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옴니버스 이야기였네요.
하지만 작자가 직접 지적하듯이 한편 한편이 독립적이라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메인 스토리가 약하다는 점, 그래서 다 읽고 나서의 만족도는 괜찮음에도 중간중간 읽어나가는 중에는 몰입도가 약하다는 점이 조금 안타까웠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히치하이커 만큼이나 즐거운 스토리라 좀 큰 줄거리로 후속편을 기다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꽤나 빠른 시간에 절판되고 ebook마저도 철수하는것 같더군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독자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