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짬을 내어 NY에서 모 님이 날아오셨습니다. 몇년 전 공부한다며 나간 이후 워낙 들어오질 않아 작년 여름휴가 때에는 ‘함 보자’ 하면서 놀러가기도 했었죠. 그러더니 갑작스레 일주일이란 짧은 기간동안 나오게 되었답니다.
간만에 만나서 집들이도 하고 집에 모여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추천하신 영화가 바로 이 사이드웨이. 작년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이라는데 언제 개봉한지도 몰랐네요. 배우들은 메이저급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스토리도 역시 각본상 수상작이니만큼 깔끔하면서도 적절한 웃음과 감정이 묻어있는 매력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결혼을 앞둔 왕년의 유명배우와 방황하는 이혼남이 와인 여행을 떠납니다. 여러 와이너리를 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와인 맛을 보고, 사람도 사귀고, 싸우기도 하지요. 단 일주일간의 여행이지만 그 안에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며,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하고, 회복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서 누군가는 결혼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며, 누군가는 새로운 마음의 안식처를 찾게 되기도 하죠.
처음 보기 시작할 때에는 와인이 먹고 싶어지는 이야기란 말을 들었는데, 보다 보니 어느새 와인보다는 포도를 열심히 집어먹고 있었네요. 격렬하진 않지만 부드럽게 녹아드는 와인처럼 잔잔한, 하지만 지루하기보다는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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