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을 죽이고 싶나 – 원샨 지음, 정세경 옮김/아작 |
나름 흥미롭게 읽은 간만의 추리소설입니다. 원래는 작가의 전작인 역향유괴를 먼저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이 먼저 도서관에 들어오는 바람에 이걸 먼저 읽게 됐네요. 제목이 제목인지라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도서관에도 먼저 들어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
안 팔리는 배우로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하던 위바이통, 그를 찾아다니며 자신을 위해 일할 것을 제안하는 중국 바나금융의 사장 양안옌, 위바이통이 젊을 때 그를 연극의 길로 끌어들인 인물이자, 바나금융에서 만나게 되는 리슈얼을 중심으로, 중국의 신도시이자 젊은 시절 위바이통이 지냈던 강캉시 바나금융 빌딩을 배경으로 사건이 진행됩니다.
사장과 약속한 저녁시간 빌딩으로 간 위바이통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양안옌 사장과 다투고 있던 네 명의 직원, 그리고 다툼 중 사장이 살해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사건에 엉겁결에 엮여버린데다가 사장이 초대한 몇 명의 손님들이 추가로 나타나고, 그 와중에 도시 전체의 정전으로 건물에 갇히게 된 사람들. 그 와중에 회의실에 숨겨놨던 사장의 시체가 사라지고 한 인물이 행방불명이 되면서 사건이 심화됩니다. 그 와중에 연극과 금융 등의 다양한 경험을 갖춘 위바이통이 사람들의 대화와 그 가운데 떠오르는 의문점을 바탕으로 숨겨진 진실을 추적합니다.
밀실과 건물 구조를 활용한 트릭, 가상체험을 보여주기 위한 디스플레이와 기계운송 기술의 적절한 활용, 금융 전문가 대신 다양한 인력을 활용한 인사(HR) 아이디어 등이 돋보이는 트릭이었네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 드러나는 각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까지 한 순간도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수수께끼가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실마리가 거의 없이 갑자기 제시되는 통로의 비밀 같은건 조금 사기같다는 느낌은 있어 아쉽긴 했어요. 그럼에도 꽤나 즐거운 책이었습니다. 역향유괴는 어떤 내용일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