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삼체8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단숨

처음 접해본 중국의 SF입니다. 예전 alt.SF에서 소개했을 때에는 중국에도 SF가 있구나 싶은 정도였는데, (어떤 일이 있었건간에) 휴고상을 깜짝 수상하면서 도대체 어떤 이야기길래 상을 받았나 궁금해져서 바로 구입해서 읽게 되었네요.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만큼 ebook도 빨리 출간되어서 이미 리디북스에 올라와 있더군요.

왕먀오라는 이름의 나노소재 과학자의 시각에서 외계의 문명과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왕먀오를 중심으로는 현재 과학계에 닥쳐오는 이상현상과 미지의 적에 대한 대응이 이야기되는 한편, 가상게임인 삼체 속에서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됩니다. 동시에 왕먀오가 찾아가 만나게 되는 천문학자 예원제의 회상 속에서 문화혁명 속에서의 아픈 기억들과 과학자로서의 발견, 그리고 외계와의 접촉까지의 이야기가 진행되지요.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만나면서 지구를 둘러싼 새로운 이야기가 드러나고, 약간이지만 암울한 미래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처음에는 게임과 현실이 교차되는 모습을 보며 엔더의 게임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읽고 나니 삼체 쪽이 더 재미있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반면 캐릭터의 매력은 엔더 쪽이 압도적인듯. 지구 전체를 볼모로 한 규모적인 면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인공이 소년이냐 성인 과학자이냐의 차이,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이냐 주변인이냐의 차이가 있겠군요.

새로운 중국 SF의 시작점이 될지, 아니면 하나의 독특한 SF 작품으로 넘어갈지, 앞으로 국내 동향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궁금해집니다. 바라기로는 괜찮은 작품들을 더 많이 소개받고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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