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마블(?) 시리즈. 상영 당시 극장에서 보지 못해 이제서야 감상을 했네요. 왠지 좀 가벼운 영화를 보고 싶어서 집어들었는데 순식간에 몰입해서 보게 만드는건 확실히 마블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전작에서 미스테리오에 의해 정체가 밝혀진 피터 파커는 히어로를 살해한 악당이라는 오해를 받고 시간을 돌리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타임 스톤이 파괴되면서 시간을 돌리는 힘이 사라진 현실에서 최선은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것이라고 해서 마법을 준비하지만, 사고(혹은 수다)로 인해 평행세계가 깨지면서 타차원의 숙적들이 현재로 날아오게 되죠. 닥터 옥토퍼스부터 시작해 그린 고블린, 리저드, 샌드맨과 일렉트로까지.
닥터는 이들을 바로 소멸시키고자 하지만 피터는 그들의 회한을 채워주고 성불(?)시키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다시 전투가 발생하고, 휘말린 숙모 메이가 생명을 잃습니다. 피터는 다른 차원에서 찾아온 다른 피터들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과 힘을 합쳐 대항하는 멋진 장면이 펼쳐져요.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나올 때의 그 화끈함이라니! 그동안 계속 리부트가 이어진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한방에 정리하는 한 수였네요. 반가와라. 토비 맥과이어는 그동안 나이가 좀 드셨더만요.
세 명의 스파이더맨 덕분에 너무나 즐겁게 감상을 마친 한 편이었습니다. 커스틴 던스트와 엠마 스톤도 출연했으면 좋았으려만, 그러면 이야기가 너무 중구난방으로 펼쳐져 더 힘들었던 것 같긴 합니다. 이를 대신하려고 앤드류 가필드가 MJ(젠데이아)를 구하는 장면을 넣어줬는지도 모르겠어요. 비슷한 역할이라도 토비 맥과이어는 벤 삼촌의 마지막 장면을 대신하려는 듯 칼에 찔렸는데, 같은 성불을 위한 장면이라도 좀 억울할듯.
마지막 장면에서 네드와 MJ가 피터를 몰라보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후속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네드가 차기 수프림 소서러가 되려나 싶기도. 아, 잘 만든 한 편의 마블이었습니다. 만족스럽네요.
덧, 쿠키 영상은 의외로 별로 재미가 없었네요. 첫번째 베놈 영상은 베놈 시리즈를 안봐서 이게 뭐야 싶었고.. 두번째는 어쩌다 보니 닥터 스트레인지 멀티버스를 먼저 본지라, 아 이거 본건데 하면서 그냥 반복학습. 뭔가 마지막 디저트를 뺏긴거같아 좀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