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북스토리 |
애니메이션을 보기 전에 원작을 보고 싶던 차에, 씨네21에서 이 책 소개한걸 보고 마나님께서 사주셨습니다(^^v). 하지만 사실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씨네21의 소개보다 먼저 다른 소설 안에서 보았어요. 몇 년 전에 본 타임 리프 – 내일은 어제에서 시간여행을 다룬 여러 소설을 언급하면서, 그 중 하나로 ‘라벤다 향기가 나는 이야기’라고 언급되었다죠. ‘차를 타는 이야기’가 백 투더 퓨쳐라는것은 알겠는데 저 라벤다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했거든요.
가즈코, 가즈오와 고로. 즐겁게 어울려다니는 한 여학생과 두 남학생의 조합이 참 즐겁습니다. 평범한 여학생과 조금 대조적인 두 남학생의 관계는 우선은 친구관계이지만, 약간의 긴장감을 주면서 학생연애로 발전할 가능성을 언뜻언뜻 보여주지요. 본인들도 그런 마음은 모르겠지만, 가즈코의 갑작스런 타임 리프를 통해 이들의 안정적인 친구관계에 충격이 가해집니다. 그러면서 움직이는 이들의 이야기는 독특하면서도 싱그러운 옛 학창시절의 연애담으로 발전해가네요.
두근거리면서 읽기는 했지만 사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타임리프-내일은 어제’에 비해서는 구성 면에서 많이 허술합니다. 어떠한 향기를 통해서 시간도약 능력이 생기고, 그러한 능력을 컨트롤하기도 전에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바로 ‘그’에게 도달해버리는 구성이 너무 단순하기도 하죠. 두 남학생들의 고민이나 감정을 넣어준다던지, 약간의 에피소드를 추가해서 친구들의 관계나 성격을 부각해준다던지 했다면 더 좋았을거라 생각해요. 그런 면은 이 책에 있는 또다를 두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껏 번역되지 않았던 이유도 이런 구성상의 약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아이디어 자체로, 그리고 세 학생의 싱그러운 모습과 순수한 감정이 돋보여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