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 연대기 1 –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북스피어 |
아더 왕 전설과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의 신화/설화를 모아서 편찬한 아발론 연대기의 1권입니다. 예전에 몇 권까지인가 읽었었는데, 너무 길어서 의무감처럼 읽다가 머릿속에도 남지 않는 것 같아 접어두었다가 다시 읽기 시작했네요. 단순히 마법사이자 드루이드로서의 멀린뿐만 아니라, 악마의 아들이지만 그 손을 벗어나 하나님의 은혜로 지혜의 보고가 된 현자로서의 멀린의 행로를 따라가면서, 켈트 신화와 기독교 전설이 혼합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더 왕 이야기는 아마도 후속 권에서 많이 다뤄지기 때문에 후반에 잠깐만 등장하네요. 정체를 숨기고 어떤 기사의 손에서 자라나면서 케이와 베더비어와 친형제처럼 자라나고, 유더 사후 왕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엑스칼리버를 뽑는 장면까지만 이야기됩니다. 이 책에서는 그 전 멀린이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가, 멀린이 처음으로 태어났을 때 자신을 죽이려는 음모에 맞서 용의 저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예언을 하는 장면,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불륜, 골로이스 공작 부인인 이그레인에게 반한 유더와 아더의 탄생 등 부분부분 알고 있었으나 상세한 내용은 몰랐던 야사 등이 재미있었네요.
여기에 더해 후반부에는 성배에 관한 전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줍니다. 루시퍼가 추락하면서 떨어져나간 보석이 성배로 만들어지고, 아리마데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면서 그 성배에 성혈이 담기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해 굴에 갇힌 요셉이 긴 기간동안 성배의 은혜로 살아남고, 구출된 이후 성배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앉게 되는 원탁을 만들며, 그 가운데 아무나 앉을 수 없는 위험한 자리가 마련되는 과정 등이 이야기되어 있네요.
2권에서는 이제 아더 왕 이후 원탁의 기사들에 대한 내용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분명 읽었지만 기억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 흥미로울 것 같네요. 시간될 때 하나씩 읽어보도록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