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맥그리거 & 스칼렛 요한슨의 액션이 눈에 띄는 영화였습니다. 역시 The Rock의 마이클 베이 감독의 솜씨. 기대한 만큼의 액션을 기대한 만큼 잘 짜맞추어 적절하게 쇼를 보여주는 연출은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인간복제란 소재를 파들어가자면 헛점이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과연 사업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을 것인가, 복제인간에게 오리지널의 기억이 남아있을 수 있는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한가 등등. 하지만 이런 헐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에서는 그런 오류는 얼마든지 있어왔고, 또한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단지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이 껄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얼마나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가. 그것이죠.
그런만큼 아일랜드에서 보여주는 스케일은 만족스럽습니다. 지하에 거대하게 건설된 복제인간 생산시설. 그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실행하는 세뇌와 세계상 설정, 그리고 그들 사이의 모든 신체적/정신적 관계에 대한 간섭. 처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난 존재가 과연 그 벽을 깨고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기대가 두근두근하며 자라나는 느낌이 좋더라구요.
이런 기대에 이안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은 상당히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입니다. 둘다 어느정도의 액션을 선보일 수 있으면서, 갑자기 세상에 내던져진 아이들 같은 순진함(혹은 멍함)이 얼굴에 나타나거든요. 떠밀리고 도망치며 어느 순간 ‘반짝’ 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마련하고, 대대적인 러쉬에 들어가는 모습도 그들의 캐릭터 덕분에 그만큼 설득력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이안 & 스칼렛.현재에 안주하지 말 것. 어디서나 새로운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살아있다는 것을 자각할 것. 요즘 항상 되뇌는 말입니다. 편안하다고 가만히 있다 보면 뒤쳐지기 마련이니까요. 단지 회사에서의 위치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언제나 싱싱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돈을 벌고 일에 익숙해지면서 자꾸만 게을러지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영화를 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뜬금없이 데미안이 떠오르네요)
링크: 크리스님의 아일랜드
[spoiler show=”덧,” hide=”덧,”]1. 부시에 대한 풍자가 상당히 노골적이더군요 ^^
2. 악역의 이안 맥그리거(안경쓴 모습)도 꽤 괜찮았어요. 아니, 오히려 그쪽이 더 멋있었는지도. 후후.
3. (커플)조깅복. 어디서 구할수 있을까요. 마음에 들던데..
4. 이안이 검을 들지 않아 조금 실망. 오비완 케노비의 모습은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