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성운 –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정보라 옮김/아작 |
듣기에도 생소한 소비에트의 SF 소설입니다. 그것도 1957년작. 최초의 위성인 스푸트니크가 발사된 해인만큼 그 시대에 꿈꾼 SF적 유토피아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우주를 탐사하는 앞선 시대와 컴퓨터/모바일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한계가 공존하는 특이한 세계가 배경이 되어버렸네요. 그래서인지 우주 탐사를 하고 위기를 맞고 귀환하는 이야기, 그리고 지구상에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는지 묘사하는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제시되는 이야기가 나열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꽤나 설명으로 가득한 SF라는 인상이었네요.
주인공이라 생각되는 에르그 선장과 항해사 니자, 기지의 리더인 베테르와 역사/고고학자 베다가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남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철학에 대한 고찰과 세계에 대한 비평을 하면서 연애(?)를 합니다. 신기한건 그런 가운데서도 서로에게 찬탄을 그치지 못하고 상대에게 빠져들어요. 읽고 나서 떠오르는건 심훈의 상록수. 맞아요, 아무래도 이 작품은 SF 계몽소설인 모양입니다.
소설의 메인 스토리보다는 오히려 소비에트 문학의 성향과 이를 설명한 정보라님의 평이 더 흥미로왔어요. 작품이 쓰여진 시대가 어땠는지, 그리고 이 작품이 그 시대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등등. 어쨌든, 독특한 독서 경험이었던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