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송의 작품 감상은 작년 8월 갤러리 뤼미에르의 결정적 순간展에 이어 두번째이군요. 브레송의 작품은 보면서 상당히 독특한 재미를 주기에 매우 반가왔습니다. 더구나 뤼미에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한다니 말이죠. 역시나 226점에 달하는 방대한 전시작 – 기쁜 마음으로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브레송의 작품이 크게 풍경과 인물로 나누어 눈에 들어왔어요.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흑백의 대비, 그리고 그 풍경에 뛰어들어온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정과 동의 대비 – 브레송의 풍경 사진을 이루는 이러한 요소들은 보는 사람들에게 묘한 쾌감을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특이한 사선의 지그재그 구도는 역동감을 더해줘 흘낏흘낏 작품을 보면서 혼자 키득키득 웃곤 했어요. 반면 인물 사진에서는 인물이 오히려 정적이 되고 주위의 다른 인물이나 몇몇 물건이 동적인 요소를 더해줍니다. 사진의 주인공이 들고 있는 담배라든지 펜이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하고, 혹은 뒤로 지나가는 가족이나 가정부가 생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하더라구요.
이러한 재미가 200편을 넘는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전시. 멋졌습니다. 오전 이른 시간에 간 것도 잘했다는 생각. (예전 샤갈전이나 500년전에 비하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에서 사진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네요. 기회만 보면 다시 한 번 보러 가도 좋을듯 합니다.
덧, 아침을 굶고 가서 배고팠어요 T_T
링크: 예술의 전당 – 찰나의 거장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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