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저넌에게 꽃을 – 다니엘 키스 지음, 김인영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제목은 많이 들어보고 스토리도 들어봤는데, 제대로 읽어본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IQ60의 찰리 고든이 성실하게 일하는 빵가게 직원이자 특수학교 야간반 학생에서 특별한 수술을 통해 일반인을 넘어서는 천재가 되었다가 겪는 다양한 갈등, 그리고 그 수술의 맹점을 밝혀내고 자신의 퇴행을 예측하면서 점차 변해가는 상황을 1인칭 시점의 리포트로 묘사하는 과정이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과연 지능이 좋아지면 세상 살기가 편해질 것인가, 더 사랑받고 행복할 것인가를 놓고 제시하는 하나의 상황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른 면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과연 있는 자의 여유가 아닐지, 그 사람이 나보다 뛰어날 때 / 나보다 더 가졌을 때 그 여유가 지속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만큼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읽고 나서 불편함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다만 그런 불편함은 필요한 불편함이겠지요. 처음 찰리의 삐뚤빼뚤 어색한 글을 보는게 불편했지만 그게 필수적인 과정이었듯이요.
영화화도 되었다고 하지만, 이와 대비되는 영화로 포레스트 검프가 떠오릅니다. 자신이 부족한걸 알아서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스스로도 행복했던 이야기, 문득 그런 따스한 영화 한편 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