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13년 작품입니다. 예전 별의 목소리 /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 초속 5센티미터 까지는 잘 챙겨봤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봤네요. 그 사이 약점이던 인물 묘사라던지 스토리텔링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을 느꼈어요.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꾼이 된듯.
기술적인 면에서 보자면 기존의 빛(햇빛, 별빛)과 구름, 하늘, 반사광, 하늘을 나는 무언가 등에 더해 이번에는 내리는 비, 바닥에 고인 물, 반사된 이미지, 그리고 빗속의 분위기 등을 예쁘게 – 반짝반짝하게 표현해냅니다. 역시 신카이 마코토라는 생각. 여기에 구두를 만들고 싶어 공부하는 고등학생과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기억 때문에 직장에 나가지 못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누님이 더해져 미묘한, 하지만 잔잔한 연애 이야기가 흘러가네요.
장마철,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여름과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각자에게 숨겨진 이야기를 잘 풀어낸 수작입니다. 다음 작품인 ‘너의 이름은’이 꽤나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얼마나 더 발전했을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