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토요일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일요일은 ‘잘 놀고 잘 쉬자’고 결심했습니다. 결심의 일환으로 볼만한 영화를 찾아봤더니, 이래저래 제목이 익숙했던 ‘에비에이터’가 눈에 띄더라구요.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 카네기, 록펠러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거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광고 그대로였지만 그 이상이였습니다. 사실 휴즈 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캐릭터 속에 디카프리오의 가벼움이 중화된듯.. 아니, 어쩌면 디카프리오도 나이만큼 무게를 짊어지게 된 듯 하워드 휴즈란 인물의 모습이 엿보이는 것 같아 좋더군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제작 규모 면에서 혁명적일 정도로 많은 장비와 금액을 투입한 영화, 세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만들어내는 동안 그에게 닥쳐온 시련과 도전, 그리고 승리라는 구도는 그것이 실제 있었던 일이었기에 더욱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전부를 올인해서 이룩했다는 점이 더 놀라와요. 한번도 아니고 몇번씩이나.
어찌보면 역시나 요즘 헐리우드의 풍조답게 미국만세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대놓고 떠드는게 아니라 받아들일만 합니다. 지금의 미국인들이 잊고 있는 도전정신, 개척정신이 오히려 그리워지는 느낌까지 드니 말이죠.
아, 그리고 캐서린 헵번 역의 케이트 블랑쉬나 에바 가드너 역의 케이트 베킨세일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실 캐서린 햅번 주연의 영화를 본 적은 없어서, 휴즈를 만나자마자 쉬지않고 떠드는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러브 어페어’에서 워렌 비티-아네트 베닝을 응원해주는 할머님의 모습이 연상되어 ‘아하~’라는 탄성을 터뜨렸답니다. 그 나이에도 그녀의 수다는 여전했다죠 🙂확실히 아카데미를 ‘노린’ 작품이란 생각입니다. 하지만 ‘노릴 만한’ 작품이란 데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어요. 상당히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맞추려고 10여분을 막 뛰어가서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졸 수 없었던 멋진 영화입니다. 마음에 들었어요 >_< 덧, 요정여왕 갈라드리엘 시절의 케이트 블랑쉬는 조용한 가운데 엄청난 무게감. 캐서린 헵번 역의 그녀는 엄청난 수다쟁이. 너무나 간극이 커서 잘 적응이 안되더군요 🙂
핑백: TheLibraryOfBab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