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님께서 2002년 개봉 당시 넘 감명깊게 본 영화라고 왕 추천을 해주셨는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네요. 그렇잖아도 93학번 대학생 시절의 추억에 관한 영화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사진을 좋아하고 한동안 이리저리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던 기억도 있었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 그 시절을 돌아보는 모습도 나의 대학 시절을 돌아보며 공감할 수 있었기에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현재에서 과거로, 그리고 다시 현재로. 빙글빙글 한참을 돌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그렇게 돌아오는 길 가운데 그동안 잃어버렸던 것들,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 그렇지만 소중한 것들을 다시 찾아내고 기억해내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덕분에 지금 주위에 있는 것을 더욱 소중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죠.
무리하지 않고 포근하게 옛 추억을 더듬는 장진영과, 무심하면서 하나의 사랑을 소중하게 품는 모습을 묘사해낸 이정재. 두 사람과 더불어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 따뜻하고 즐거운, 사랑스러운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