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마다 스트리밍되는 LG아트센터의 명작 공연들입니다. 이번에는 무용극 백조의 호수였네요. 백조의 호수라는 테마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매튜본과는 다른, 살짝 병맛이 느껴지는 이야기 전개와 독특하고 강렬한 무대장치와 어우러진 집단 무용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는 세 막으로 나누어집니다. 첫 막은 (아마도) 러시아의 한 도시, 차이코스프스키로 추정되는 인물이 새로운 작품을 의뢰받고 제작해가는 이야기가 코믹한 캐릭터들의 안무와 어우러져 전개됩니다. 소재를 백조로 선택하는 과정,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스토리, 백조의 특성을 다큐로 공부하고, 조류학자와 만나 동작을 연구하고, 멋진 영감으로 음악을 결합하면서 발레라는 형식으로 작품을 탄생시키기까지의 이야기가 피식피식 웃음이 나게 하는 씬으로 표현되지요.
그리고 100여년이 지난 시점, 2막의 수상 무대가 펼쳐집니다. 백조를 표현하는 듯한 수많은 무용수들이 발로, 손으로, 그리고 기구를 이용해 물방울을 튀기며 군무를 펼칩니다. 백조와 흑조가 등장해 싸우기도 하고, 갑작스레 공중에서 하얀색 러버덕(아마도 백조?)이 떨어져내리기도 하고, 커다란 백조 보트를 타고 인물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압권인 것은 무대장치, 아래위로 움직이는 대규모 조명과 물로 가득한 무대를 정면에서 볼 수 있게 거울로 비춰주는 거울 무대장치였네요. 덕분에 무대를 정면에서도, 내려다도 볼 수 있어 보다 규모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200년이 흐르고 3막이 시작되면서 백조탈을 쓴 로봇이 등장합니다…만, 이와 함께 무대인사가 이어집니다. 코믹하게 시작하면서도 장대한 규모를 보여주는 작품인지라 연이은 박수가 이어지네요. 즐겁고도 장대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