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조선 남자 – 이한 지음/청아출판사 |
SNS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은 참외를 우적우적 즐겨먹었다는 이야기에 간만에 흥미가 생겨 집어든 역사서입니다. 국사나 세계사를 학창시절에 배우기는 했지만, 실제 그 시대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생활상을 짐작하기는 쉽지 않겠죠. 그래서 옷의 역사를 따지는 복식사 같은 분야도 있고, 각종 의례나 의식을 연구하는 분야도, 국악으로 대표되는 음악의 역사를 따지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옛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고 살았는가 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실제 현대의 우리는 고추가루로 대표되는 매운맛의 김치/마라탕/불닭볶음면을 이야기하고,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의 육류 또한 풍성하게 누리면서 각종 외국에서 수입된 먹거리를 탐험하듯 즐기고 있죠. 하지만 단지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고기를 먹는 것은 쉽지 않았고, 조선시대 중기만 하더라도 고추가루가 없어 산초가 매운맛의 주 원료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각종 고기류의 현재와는 다른 요리법과 어떨때 먹었는지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게장 등의 보존식, 냉면과 떡국처럼 오늘날에도 많이 먹지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던 요리들을 이야기합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참외였구요 (중국에서 참외사기당한 북학파의 거두 박지원..), 육수가 아니라 오미자로 낸 국물에 면을 말아 잣 고명과 먹었다는 옛 냉면도 궁금해집니다. 또한 국수가 옛날에는 만들기 어려운 요리였다는 이야기, 그리고 떡을 썰 때도 예전에는 어슷썬게 아니라 동전처럼 동그랗게 썰어넣었다는 것까지도 신기하기만 하네요.
가끔씩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이 몇백년 후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후세에 전해질지..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