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의 끝 – Childhood’s End (1953)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시공사 |
어디선가 본 느낌.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이다. 특히 ‘황금 시대’와 ‘최후의 세대’는 각각 책, 영화로 본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책은 아마도 국민학생 시절에 아동용 SF로, 영화도 비슷할 때 본 게 아닐까 싶은 추측만 하고 있다. 오버로드의 모습을 묘사한 장면이라든지 아이들의 눈이 형광빛으로 빛나던 기억이 뚜렷이 남아있는걸 보니 확실한듯. 책은 모르겠지만 영화는 한번 찾아봐야겠다. 궁금.
전체적으로 한 권의 소설이긴 하지만, 몇 개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부분적 옴니버스 구성이다. 약간의 연결고리라면 이야기 전체에 걸쳐 관찰자이자 조정자를 자처하는 오버로드의 존재 정도랄까? 하긴 오버로드의 존재가 여기에서는 가장 중요하니 옴니버스라고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옛 기억을 되살려가며 읽으려니 감개가 무량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다 읽고 난 뒷맛은 깨끗하지는 않다. 책 뒷부분의 고장원씨의 해설처럼 End of Evangelion의 암울한 결말과 닮아있어 더욱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그렇게 떠나간 인류의 마지막 세대보다는 끝없는 탐색을 추구하며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오버로드가 오히려 우리와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50년 전 작품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옛날 티가 나지 않는 작품. 거장이란 그런 거겠지.
p.s. 듀나 게시판에 문의한 결과 Village of the Damned 오리지날 버전인것 같다. 1995년보다 이전의 기억이니 리메이크판은 아닐듯. 영화화는 된 적이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