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도시 – 차이나 미에빌 지음, 김창규 옮김/아작 |
리틀 브라더를 내놓은 아작출판사의 두번째 책입니다. 한 장소를 공유하는 두 개의 도시 – 베젤과 울코마 – 라는 설정을 기반으로, 서로 겹쳐있지만 상대를 보지 않아야 하는 미묘한 관계, 그리고 그런 rule을 강제하는 침범국이라는 숨겨진 조직을 배경으로 일어난 살인사건 수사에 관한 이야기에요. 표지는 이 두 도시의 모습과(왼쪽이 베젤? 아마도?), 주인공 볼루 경위의 모습 + 아마도 침범국 요원 두 사람을 형상화한듯.. 멋지네요.
베젤에서 발견된 한 여인의 시신, 그러나 그 시신은 울코마에서 들어온 트럭에 실려온 것으로 보이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침범의 영역으로 여겨져 침범국 관할로 넘기려 하나 이를 부정하는 새로운 상황이 계속 발생합니다. 담당 수사관인 볼루 경위는 직업 + 개인적인 호기심 + 예상외의 상황으로 수사를 계속하게 되고 수사의 범위는 베젤을 넘어 울토마와 침범국까지 확장됩니다. 이 가운데 독선적이지만 상황을 리딩하는 볼루 경위의 매력, 그리고 이에 호응하여 협력하는 코윈 경위와 울코마의 다트 형사의 캐릭터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400페이지 정도부터 침범국이 등장하면서 갈등과 재미가 확 올라갑니다.
장르로는 현실성향이 강한 환타지 + 미스테리라는 느낌입니다. SF라는 이야기도 적혀있기는 하지만 그러기에는 과학적인 설정이나 분석, 혹은 새로운 해석 등이 없어서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환타지로서 겹쳐진 도시와 분리막의 존재를 통해 상상의 가지가 많이 뻗어나갈 수 있어 읽으면서 점차 재미가 증가하는 면은 정말 마음에 들어요.
간만에 읽어보는 미스테리,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범인은 중후반쯤 되면 어느정도 심증은 가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근거를 밝혀내는 과정이 두 도시만의 환경을 기반으로 하다보니 더 흥미로왔네요. 후기에서 저자의 다른 소설과는 상당히 다른 책이라고 하던데, 다른 작품도 한번 접해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