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오랜만에 생각나서 돌려봤다. 나도 극장에서 본건 아니고, 비디오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새삼 처음부터 돌려보니 너무나 새롭더라. 사실 한번밖에 안봤는데 한장면 한장면이 너무나 생생하게 되살아나는게 마치 예전에 수십번을 돌려본 듯한 느낌이라니. 디즈니의 명성은 이렇게 ‘뇌리에 각인시키는’ 따스한 영상과 음악의 조화리라.

지금은 픽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불쌍한 신세이지만, 인어공주 때의 디즈니는 정말 ‘화려하게 부활한’ 애니메이션의 황제였다. 비록 인어공주 이전까지는 매너리즘에 젖어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인어공주부터 예전의 그 디즈니의 색깔을 되살려내 멋진 작품을 줄줄이 선보이게 된다.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포카혼타스, 뮬란 등등.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디즈니의 자랑이었던 ‘한컷 한컷을 정성을 다해 손으로 그려내는’ 전통적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불꽃이 아니었을까.

지상의 물건들을 모아놓은 자신만의 보물창고에서 지상을 그려보며 부르는 아리엘의 노래, 그런 아리엘을 말리며 바닷속 세상의 즐거움을 설파하는 세바스찬의 명곡 Under the Sea, 왕자와의 키스를 응원하며 강가의 동물들이 불러주는 러브송 ‘Kiss the Girl’ 등 인어공주의 노래들은 너무나 멋지다. 노래만으로도 멋진데, 환타지아로 다져진 디즈니의 영상이 함께하니 정말 눈을 뗄수도, 귀를 돌릴수도 없더라. 어쩌면 비디오로 한번 봤을 뿐인데 덜컥 사버린 인어공주 사운드트랙을 수십번씩 돌려들어서일지도.

어쨌든, 결말은 디즈니스러웠고 결말에 대한 부인님의 평가가 ‘아이들이 나중에 인어공주가 비극이 아닌걸로 알게 되는게 아닐까’ 였던것도 개봉당시의 평가와 동일했던듯. 다른 점이라면 그때 학생이었던 우리가 이제는 가정을 가진 30대라는 점이려나? 그러고보니 인어공주가 개봉한 해가 1989년, 근 20년 전이다 (첨에는 10년 전인줄 알았다). 아아, 어느새 시간이 그렇게 흘렀구나~

성우 중에 스타급 배우가 없어도, 3D나 컴퓨터 그래픽이 없어도 재미있던 시대는 20년 전에 지나갔나보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어공주가 명작으로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5 thoughts on “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1. nyxity

    Rescuer’s Down Under 이후부터 디즈니의 애니는 인어공주를 비롯하여 CG를 많이 쓰기 시작하지. 가능한 CG티를 안내면서..

    응답
    1. philia

      아,그랬군요. 미녀와야수에서 CG를 이용한 무도회장면이 상당히 강조되길래 그런줄 알았… 인어공주에서는 어떤데 CG를 사용했는지 정말 모르겠더군요. 오래된 느낌이 나서 그런건가? ^^

  2. 닭살튀김

    간단히 말해.. 안썼다고 보셔도 됩니다.
    CG를 본격적으로 사용한건 미녀와 야수부터에요.
    인어공주에서 CG를 사용한 부분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능~

    응답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