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괜찮은 영화였다. 요즘따라 유독 이렇게 뜻밖의 수작을 자주 만나게 되는듯. 아무래도 이슈가 되는 영화가 없어서 예전에 몇몇이 괜찮다고 언급했던 영화를 보기 때문일지도.
맹인검객의 활약상이라고 해서 무협영화를 생각했다. 물론 자토이치에서의 맹인검객도 무협영화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칼솜씨와 액션을 보여주지만, 영화 자체는 그보다 한발짝 더 나아가 독특한 화면 구성과 개성있는 인물들을 살려냄으로써 더욱 많은 것을 보여준다. 특히나 옛 일본의 마을, 논밭, 실외, 실내의 모습은 일본 서민들의 생활상을 상당히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어서 매우 재미있었다. 사람을 베는 장면도 그 당시의 생활상(?)이었을지도.
피가 분수처럼 튀기고 사람들이 주르르 죽어나가는 장면을 열심히 감상하고 나서야 감독이 기타노 다케시란 걸 알았다. ‘역시’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리 잔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신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