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의 임무 – 할 클레멘트 지음, 안정희 옮김/아작 |
상당히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SF소설입니다. 지구 대비 최대 160배의 중력을 가진 세계이면서도 엄청나게 빠른 자전속도를 가져 원심력의 힘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3배 정도의 중력을 보여주는 별, 언뜻 어린시절 본 백색왜성이나 퀘이서 등의 설정이 연상되는 행성입니다. 대기와 바다는 메탄과 암모니아 등이라 어떻게 살 수 있나 싶으면서도 이런 세계에도 생명이 존재하고, 더구나 지성이 있어 인류가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까지도 협력해서 잃어버린 탐험선을 찾아가는 협력 모델을 보여줍니다.
조금만 극지역으로 이동해도 엄청난 중력이 더해지고,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개체이기에 이 행성의 외계인들은 엄청난 힘과 절단력을 지닌 집게발을 가지고 여러가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외계인들은 금속조차도 쉽게 잘라내는 반면에 우리 인류는 이 별의 나무도 자르지 못하죠. 하지만 엉뚱하게도 이들은 높은 곳에 올라가는걸 극도로 두려워하고, 무언가를 던진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이런 고중력 하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따라가는게 무언가를 시뮬레이션 실험하는 듯한 쏠쏠한 재미를 주는 작품입니다. 더불어, 우리의 목적뿐만 아니라 외계인들도 무언가를 원하는게 있고, 서로 다른 눈높이에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협력하고 협상해가는 과정도 재미있게 따라가볼 수 있네요. 스케일은 큰듯 하면서도 소소한 이야기 중심이라 스페이스 오페라류와는 달리 상당히 아기자기한 재미로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