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여행길, 간만의 기내영화를 즐겁게 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행기가 돌아가다보니 비행시간도 한참 길어져서 영화를 넉넉하게 볼 수 있었네요. 오히려 영화 덕분에 그나마 긴 비행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아무래도 감상하는 영화는 주로 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액션 블록버스터 중심이 된 것 같네요. 그 첫번째는 크리스 프랫 덕분에 즐겁게 봤던 쥬라기 월드 시리즈. 지난번 폴른 킹덤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공룡들이 이제는 인류의 생활 터전에 침입해서 공존하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등장한 거대 메뚜기는 전 세계의 식량 생산을 독점하려는 바이오신의 음모로 이를 막기 위해 쥬라기 공원의 전/현직 주인공들이 연합해서 대결합니다. 여기에 감초같이 등장하는 블루의 아이 베타도 유전자의 중요성 때문에 납치당해 구출하려는 목적도 함께 더해지네요. 덕분에 오웬과 클레어, 메이지 뿐만 아니라 전작의 앨런 그런트, 엘리 새틀러, 말콤 박사까지 등장해 바이오신의 본거지에 들어가게 됩니다.
공룡들이 세계에 퍼진만큼 정말 다양한 공룡들을 보는 눈호강을 할 수 있었네요. 바다의 모사사우르스와 공중의 케찰코아틀루스, 거대 육식공룡인 기가노토사우르스와 티렉스의 대결, 깃털공룡 테리지노사우르스와 물속을 헤엄치던 피로랍토르, 동굴속의 디메트로돈 등이 기억에 남네요. 갖은 모험 끝에 미션은 해결하지만, 전작만큼의 주인공들의 고생담은 덜해서 맘은 덜 졸일 수 있고, 악당들은 깔끔하게 공룡들이 해결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작진들이 이 시리즈의 진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공룡들이란걸 확실히 인지한듯요.
덕분에 즐겁게 공룡들 잘 감상할 수 있었고, 비행의 두 시간도 슬슬 흘려보낼 수 있었네요. 역대 주인공들의 면면도 다시한번 되새겨볼 수 있어 즐거운 감상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