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리커버 개정판) – 김산해 지음/휴머니스트 |
(Fate:Grand order 덕분에) 이름은 많이 들어본 길가메쉬였는데, 어떤 신화인지 이야기인지 모르고 알음알음 설정집 등을 통해서 조각조각 알게 된 내용을 한번에 정리해서 볼 수 있는 책이었네요. 의외로 여기저기서 들어본 명칭이 많이 나와서 놀라기도 했구요.
일단 시작은 수메르 문명부터입니다. 기원전 4천년이 넘은 옛날 최초의 국가를 세웠고, 이들에 이어서 악카드(셈족) – 히브리 – 바빌론 – 앗시리아 등의 국가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수메르는 쐐기 형태의 설형문자를 사용했고, 이 책은 이런 설형문자로 기록된 석판을 해석한 내용을 구성한 내용으로 되어있어요. 그런만큼 우리가 성경에서 알고 있던 많은 내용이 이 수메르 기록에 쓰여있는 내용과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대홍수에 대한 내용 외에도 아담과 에덴동산, 뱀에 대한 저주, 카인과 아벨 등의 이야기가 수메르 신화와 역사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건 참 흥미로왔어요.
여기에 주인공인 길가메쉬와 그의 시종이자 절친인 엔키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강하지만 너무 맘대로 힘을 휘두르는 길가메쉬 왕을 제어하기 위해 야생에서 태어나 자란 엔키두를 신전의 여성을 이용해 끌어들여 왕과 싸우게 하고, 결국 두 사람이 화해하고 모험을 해나가지만, 신의 저주를 받은 엔키두가 죽으면서 영원히 살고자 여행을 떠나는 길가메쉬와 영생을 한 끗 차이로 놓치는 이야기에요. 중간중간 빠진 문장이 있지만 이렇게 이야기로 엮을 수 있는 스토리를 몇천년이 지난 지금 해석해서 읽을 수 있다는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지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명칭인 에리두가 이 수메르에서 인간을 만든 신 엔키가 인간을 만들고 지내게 한 최초의 도시의 명칭이란 것을 알게 된게 제일 인상적이었네요. 그 외에도 이 수메르 신화가 성경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도 영향을 줘서 제우스의 어이없는 행동이 수메르 신화의 내용에 그 원류가 닿아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요.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나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아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역사의 기록과 발굴, 해석의 가치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였던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