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 속에서 – 조 월튼 지음, 김민혜 옮김/아작 |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의외로 빠져드는 소설입니다. 일기 형식은 개인의 시선으로 시야가 제한되기도 하고, 날짜가 가는게 잘 느껴지지 않고 신경써야 하는 등 단점들 때문에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데, 초반을 지나가니 어느새 몰입해서 읽고 있었어요. 주인공 모리가 집을 떠나 아버지와 만나고, 기숙사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책의 향연, 그리고 학교 도서관 / 마을 도서관을 통한 만남들, 책을 통한 만남과 소통, 그리고 사건이 SF와 환타지, 심지어 보드스쿨 스토리물 등의 장르가 어우러지며 재미를 이끌어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더 중요한건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SF, 환타지 명작들에 대한 소개에요. 작가와 작품들이 여럿 언급되고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무언가 더 읽고 싶어지는 작품이 생긴다는게 더더욱 매력적이네요. 이미 읽은 적이 있는 작품이 언급된다면 더욱 반갑구요. 젤라즈니와 팁트리 주니어, 르귄이나 톨킨 등이 언급되는데, 그들의 작품을 읽어봤다면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책을 읽은 덕분에 다음 볼 책은 딜레이니의 바벨17, 르귄의 하늘의 물레 두 권으로 결정. 그리고 재미삼아 반지의 제왕도 다시 읽고 싶어져 호빗부터 다시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