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십 – 스티븐 백스터 지음, 조호근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
꽤나 오래 전에 구입해놓고서는 이제서야 완독했네요. H.G.웰스의 고전 ‘타임머신‘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이어받아 스티븐 백스터가 이어지는 이야기를 전개한 후속편입니다.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혀서 상당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금방 봤어요. 원작의 이야기의 후속이라 흥미롭기도 했고, 이번에는 주인공이 어디로 가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정말 주인공이 본의아니게 여러 시간대를 헤매다니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일단 시작은 엘로이를 구하기 위해 다시 미래로 가지만, 그곳은 다이슨 구로 덮인 몰록이 지배하는 세계였고, 의외로 몰록은 인류보다 더 이성적이고 발전된 존재가 되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주인공은 몰록들에게서 탈출해 젊은날의 자신과 만나 미래를 바꾸는 영향을 주게 된 타임머신을 만들지 말자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1차대전 때의 군용기기와 군인들이 난입해 주인공과 주인공(젊은버전), 그리고 미래에서 따라온 몰록 네보깁펠을 데려가 타임머신을 독일과의 전쟁에서 사용할 것을 제안받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독일의 폭격을 받게 되고 급하게 올라탄 타임머신은 제어가 되지 않아 일행을 몇천만년 전의 팔레오세에 데려갑니다. 이곳에서 그를 따라온 지원군 덕분에 겨우 살아남은 주인공은 지원군의 기지로 옮겨가지만 다시 시간을 뛰어넘은 독일 폭격기의 핵탄두 공격을 받아 겨우 살아남은 몇몇과 최초 인류의 마을을 꾸미고 그들에게 네보깁펠은 살아가기 위한 / 발전하기 위한 지식을 전수하죠.
그리고 네보깁펠의 노력으로 다시 복구해낸 타임머신 차량을 타고 이들은 미래로 이동합니다. 인류는 급속한 발전으로 외항성계로 떠나고 로봇들만 남은 세계에서 이들은 로봇들과 함께 시공간의 시초와 평행세계의 비밀을 탐구하러 떠나고, 그 과정을 겪은 후 주인공은 다시 원래의 세계를 복구해내며 결국 원래의 목적인 엘로이를 구하러 떠나죠. 그리고 엘로이를 구한 후 몰록 또한 그 지하세계에서 구원하기 위해 떠나갑니다.
원작에서의 문제제기와 풀리지 않은 안타까움을 풀어내는 동시에, 평행세계론과 타임 패러독스, 먼 과거와 기술이 극도로 발전한 미래의 모습, 시간의 기원과 그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방법 등을 한 권 한 이야기에 모두 때려넣은 대단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그러면서도 억지스럽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한 것은 대단한 솜씨라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몰입감도 있고 말이죠.
시간여행물의 모든 이론을 다양하게 살펴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보다 확장되고 발전하는 주인공의 생각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발전된 존재이면서도 주인공의 영향으로 약간씩 공감과 동료감을 보여주게 되는 네보깁펠의 변화도 흐뭇했네요. 마지막 여행에서 주인공이 좋은 결과를 거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