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기술 –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생각의길 |
유시민 작가? 정치가? 님의 글쓰기에 관한 소고입니다. 특이한 점은 씨네21에 영화만화를 그리는 정훈이 씨가 함께 참여해서 삽화 겸 작품 이야기를 함께 했다는 점이겠네요. 유시민 님의 책을 읽어보는건 어릴적 봤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이래로 처음인 것 같은데, 그때 느꼈던 만큼이나 쉽게 읽히는 걸 보면 글쓰기는 타고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말하기도 잘하시지만요.
책을 읽다 보니 그런 글쓰기, 말하기 솜씨가 어디에서 나온건지 조금이나마 짐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를 미리 상정하고, 그 독자의 수준이나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에요. 물론,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는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를 따라가게 되지만, 그 내용을 이루는 단어의 선정이나 문장의 구성 등은 철저하게 ‘듣고 읽기 쉬운’ 말로 구성하면서 정말 친근하게 다가오게 되네요. 회사에서의 보고자료도 그렇듯 책을 쓴다는 것도 독자에게 맞춰야 한다는건 널리 알려진 팁이면서도 실제 적용하는 작가는 많이 보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간만에 쉬엄쉬엄 글쓰기란, 독자에 맞춘 말하기란 무엇인지 되새겨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더불어 정훈이 작가가 경상도 출신으로 무탈하게 자라오다 어떤 심경의 변화, 깨우침을 겪고서 지금의 만평(?)에 가까운 만화가로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도 볼 수 있어 즐거웠네요. 정훈이 씨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보여준대로, 들려준대로의 이야기만 믿으며 맹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건 항상 기억하고 조심하고 한번 더 생각해서 대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하지만 핵심이 있는 괜찮은 책 한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