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상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문학사상사 |
하루키의 간만의 장편소설이다. 원래는 하루키의 약간 암울스러운 분위기가 꺼려지기에 살까말까 고민을 했지만, 어쩌다 읽고싶은 마음이 들어 주문을 했던걸로 기억한다.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최고작이라고 꼽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제목쓸때마다 손아프다.. 너무 길다 -_-)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다음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두 가지 이야기의 교차편집과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밝혀지는 두 이야기의 합일, 그리고 결말. 해변의 카프카도 그 전개를 비슷하게 답습한다. 주인공인 15살의 소년 다무라 카프카와 60살의 노인인 나카타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시점에서 전개되면서, 오시마/호시노/사에키/조니 워커/커널 샌더스 등 주위 인물의 캐릭터도 독특하게 살아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하루키의 장기인 단어와 묘사의 사용도 여전히 맛깔스럽고 익살스럽다. 하루키 읽는 재미는 문장을 읽는 재미라고 감히 말해도 될듯.. 고양이에 대한 애착도 여전히 나타난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던지, ‘이른 봄 고양이처럼 가만 있질 못한다’는 표현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다. 전작에 이어 물고기 이름을 붙인 고양이(삼치,다랑어에 이은 참치^^)도 등장하고..
하루키 작품의 호/불호가 완전히 갈리는 특성 때문에 아무한테나 추천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하루키의 맛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작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