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페리온 –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히페리온의 몰락 –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
첫권인 히페리온을 읽을 때는 너무나 장황한 이야기라는 생각 때문에 상당히 버거웠네요. 일곱 명의 등장인물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스토리는 진전되지 않는 것 같고, 수수께끼는 쌓여만 가고 말이죠. 겨우 다 읽었다 싶더니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더군요. 단지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 뿐이고 말이에요. 그럼에도 두 번째 권은 이 쌓여간 스토리가 휙휙 흘러가면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변하네요. 영생이라는 저주를 받은 신부(존 호이트), 사이버 공간의 연인/괴물을 죽이려는 군인(에드만 카사드), 떠나간 뮤즈를 그리는 시인(마르틴 실레노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딸을 그리는 학자(솔 바인트라우브), 사이브리드 애인의 복수를 꿈꾸는 탐정(라미아 브라운), 멸망한 조국의 복수를 꿈꾸는 정치인(영사) 성수선의 선장 (맷 해스틴) 등 일곱 명의 인물들이 슈라이크라는 악신(?)을 만나러 가는 순례길을 다룬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히페리온`은 순례단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히페리온의 몰락`은 이들이 펼쳐놓은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끌고갑니다. 이 두 편의 소설에서는 일곱 명을 둘러싼 헤게모니 연방과 아우스터의 전쟁, 카톨릭과 슈라이크 교회, 성림 수도회를 둘러싼 종교의 미묘한 입장, 코어와 웹을 둘러싼 현실/가상세계의 결합, 인류와 사이브리드/안드로이드의 갈등 등 여러 상황을 넘나들고 있네요. 대부분의 평은 히페리온이 좋은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히페리온의 몰락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여러가지로 펼쳐놓은 가지를 하나로 엮어서 끌고나가면서 이 두꺼운 소설을 계속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서 더 매력적이었어요. 일리움 같은 댄 시먼스의 다른 소설도 한번 살펴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