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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공작가의 마법천재

[세트] 몰락 공작가의 마법천재 (총7권/완결)8점
글술술/문피아

키르난님이 추천해준 웹소설 중 관심가는 설정이라 저장해놓고 있다가, 이번 리디 십오야에 환타지 할인 대여로 떠서 주르르 완독했습니다. 작가님 필명답게 글이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설정과 이야기 전개였습니다만, 마지막이 너무 스르륵 지나가는게 좀 아쉬웠네요. 클라이막스다운 화끈한 전개로 터뜨렸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악역이 너무 약했어 -_-;;;

주인공은 제국의 개국공신인 공작 집안이었지만 대대로 지능이 떨어지는 자손이 태어나면서 점차 중앙에서 밀려나 빌빌거리는 마이온 가문의 (그나마 똑똑하다고 하는) 후계자 아덴입니다. 남들은 훨씬 어린 나이에 4서클 이상으로 발전해나가는 마법 실력을 한참 나이들었는데 겨우 2서클에 머무르고 있는 둔재이기도 합니다만, 그런 아덴을 거두어 챙겨주는 스승은 젊은 나이에 이미 8서클을 달성한 천재재중의 천재이죠. 이 스승이 착하기만 한 아덴을 살펴보다 이것이 머리가 나쁜게 아닌 가문에 담긴 저주 때문임을 알고 자신의 힘을 다해 저주를 풀고자 고대의 마법진을 이용하다가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고, 아덴은 마법의 역류 속에서 어릴 적 과거로 회귀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문의 구성원 중 아버지, 여동생들을 제외한 아덴만 저주가 풀리고, 아덴은 안되는 머리로 박박 외웠던 지식을 되살려 급격한 성장을 합니다. 이번 생에는 스승의 부상을 막고 가문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필사적으로 공부해 아카데미도, 마탑도 휩쓸며 가문을 일으키지요. 그 가운데 제국의 4대 가문 (검성, 마법기사, 마법사, 현자) 와의 인연도 만들어가면서 나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황태자의 신뢰도 받게 되면서 말이죠. 하지만 마법사의 숙적인 어둠의 힘을 쓰는 주술사의 세력, 자신의 가문에 저주를 걸어놓은 누군가, 그리고 제국의 역사를 만들어놓았던 전설 속의 영웅의 이야기가 엮이면서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단순한 주인공의 성장기 + 먼치킨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설정이 뛰어나고 글도 유치하지 않게 유려하게 스토리를 풀어나가는게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환타지였어요. 뭔가 재미난거 찾고 있을 때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스르륵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었네요 🙂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2017) - IMDb

간만의 영화. 사실 그동안 계속 띄엄띄엄 보고 있었는데 진도가 잘 안나가더라구요. 역시 영화는 한자리에 앉아서 정주행해야 보게 되는듯. 중간에 멈추니 다른 영화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길막하는 느낌이었네요. 어쨌든, 재미없어서 그런건 절!대! 아니고, 영화가 계속 생각하면서 이 장면이 어떤 의미지 되뇌이면서 봐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전작의 데커드가 아니에요. 새로 등장한 경찰국의 레플리칸트 K(라이언 고슬링)가 주인공인데, 이 남자는 상당히 유능한 경찰이면서 자신의 파트너로 인간이나 레플리칸트보다는 상업용 애인 AI인 조이(아나 데 아르마스)를 더 아낍니다. Her의 사만다와 비슷하면서도 홀로그램으로 자신을 투영할 줄 아는 AI라 상당히 매력적. 더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K를 위해 계속 여러 감정을 투사하는 것이 푹 빠지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K는 조사 중 어떤 여인의 유골과 아이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여인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알려진 레플리칸트였다는 점. K가 소속된 경찰국과 레플리칸트를 제조하는 월레스 사에서는 동시에 이 아이의 자취를 추적하죠. 그 사이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자신의 것인지 심어진 것인지 혼란스러워진 K는 레플리칸트의 기억을 만드는 전문가 아나 스탤린 박사를 찾아갑니다. 그녀에게서 자신의 기억이 진짜라고 들은 K는 아버지라고 추정되는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찾아가 만나지만, 자신을 추적하던 월레스 사의 요원 레플리칸트 러브에게 얻어맞고 기절하죠. 그 과정에서 불쌍하게도 AI 조이는 파괴되고 맙니다.

K가 깨어나 마주친건 자신과 같은 레플리칸트 해방운동 멤버들. 그들은 아이가 레플리칸트들의 희망이라고 이야기하며 데커드를 제거해 아이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 아이는 케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라고 이야기하죠. K는 충격을 받지만, 길거리에서 마주친 조이와 같은 AI의 광고를 마주하면서 AI가 어떤 의미인지, 레플리칸트의 자아는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하고 데커드를 구하러 갑니다. 그리고 그를 딸이라고 추정되는 닥터 스탤린에게 데려다주며 영화는 마무리되죠. 데커드에게는 자신의 기억의 상징이었던 자그마한 말 조각상을 전해주며 말이죠.

전작과 같이 계속 의미를 생각하며 봐야하는데다가 반전도 있기에 생각하며 영화읽는 즐거움을 오랫만에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등장하는 AI 조이도 상당히 매력적이라 보는 즐거움도 있었구요. 케이는 불쌍하지만 데커드는 그 나이에도 생존해서 삶을 이어나간다는게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

나 혼자만 레벨업 (자막) 1화 | TVING

넷플릭스에서 뭐 볼거 없나 하다가 집어든 애니메이션입니다. 갑자기 한국어 이름들이 나와서, 뭐지 시작이 한국부터이고 나중에 옮겨가나 했다가 찾아보니 원작이 국내 환타지 웹소설이었더군요. 그제서야 분위기가 이해가 갔네요. 갑작스런 게이트의 출현과 헌터라는 능력의 각성, 그리고 헌터 레벨에 따른 차별과 이러한 법칙에서 벗어난 부외자의 등장. 그리고 성장이라는 구도가 요즘 유행하는 환타지 구도였는데 이게 해외에서도 나름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네요.

초반은 최하급 랭크였던 성진우가 히든 던전에 들어가면서 파티에서 버림받고 혼자만 남았지만 살아남아 개인 미션을 접하기까지 허덕허덕하며 능력치를 올리는 부분과, 나름 레벨을 올리면서 주변에서 힐러 이주희, 재무적 백업 유진호, 그림자 군단의 이그리트 등의 동료를 모아가며, 앞으로 주적으로 등장할 것 같은 황동수까지 등장합니다. 원작을 안읽은터라 (앞으로도 볼거같진 않지만) 확실하진 않네요.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 내용이지만 또 이게 몰입감은 있어서 2기가 만들어지면 볼것 같기도 합니다. 궁금하니까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