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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10점
이인우 지음/파람북

얼마 전 오사카-교토 여행을 다녀온 김에 도서관에서 보여서 집어들었습니다. 블스에서도 언급된 것을 본 터라 일반적인 여행기가 아닌 인문학자 관점에서 쓰여진 글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색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고, 실제로 한장 한장 읽어나가면서 소개된 장소나 건물, 정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네요.

저자는 기자 출신이면서 교토 내 대학의 연구원으로 머무르며 다양한 장소를 찾아보고 그 소회를 기록해 둔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교토에서의 건물이 어떤 관점에서 어느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세워졌는지, 교토의 정원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어떤 것이고 그것이 시대별로, 건축 주체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교토의 사찰에 보관되어 있는 그림들은 어떤 배경에서 소유하게 되었는지 – 특히 무심결에 지나간 그림이 우리나라의 자연을 그린것도 있다는 것. 또한 교토의 상권이나 씨족권이 고구려/신라/백제의 삼국 시대를 거쳐가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료안지의 그림 이야기였네요. 모두 다 기대하듯 료안지의 가레산스이 양식의 석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그 장소의 맞은편 안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사실은 일본의 화가가 우리나라 금강산에 가서 감명을 받아 그린 금강산도라는 것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사실이었네요. 책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바로 폰에서 료안지 사진을 흝어보니 우연찮게 우측 끝에 금강산 그림이 걸려있었던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꼭 그런 부분이 아니더라도 교토를 다녀와서 그 역사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보고 만족할만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네요. 잘 봤습니다. 교토 꼭 다시 가서 다른 곳도 많이 찾아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