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애니메이션은 한달 전에 본건데 말이죠. 게다가 방영한거는 반년 전이었던가요? 뭐, 매주마다 꼬박꼬박 챙겨보는 애니메이션이 없어진지는 한참 되었으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아마도 올해 들어서는 그리 재밌어하는 작품이 없어서이기도) 방영 후 상당기간 이슈가 되었던 작품을 찾아서 한꺼번에 보는 재미도 나름 괜찮구만요.
배경은 일본이 브리타니아에게 점령당해 속국이 되었다는 거시기한 설정입니다만, 구성과 작화, 연출은 매끄럽기 그지없는 멋진 수작입니다. 브리타니아의 황손이었지만 어머니의 암살을 계기로 황실에서 도망나온 를르슈가 주인공이에요. C.C.라는 미지의 소녀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녀로부터 타인을 자신의 뜻대로 조정하는 기어스라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이 힘을 바탕으로 를르슈는 가면을 쓰고 제로라는 가명을 쓰면서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레지스탕스를 이끌게 되지요.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 개인적인 친분과 야망간의 갈등,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과의 괴리, 일본을 위해 싸우는 브리타니아인과 브리타니아를 위해 싸우는 일본인 – 하지만 가장 절친한 두 사람이라는 배경 등등 참으로 흥미로운 여러 갈등과 싸움이 쉴새없이 휘몰아치고 쉴새없이 진행됩니다. 참으로 화끈하면서 멋드러진 이야기 전개에요. 25편이나 되면서 이리 압축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이야기를 얼마만에 보는건지 말입니다 🙂
하지만 단점은 이야기가 끝나질 않았다는 것. 유피라는 시청자의 지지를 한몸에 받을만한 캐릭터를 잔인하게 죽여가면서도 갈등이 종료되지 않고, 2기를 기약없이 기다려야 한다는게 정말이지, 제작진의 장난이라 해야 할까나요. 어쩌자고 이야기를 이런데서 끊어버렸는지.. 참으로 보는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구만요.
아마도 내년 하반기정도면 2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최종 평가를 보류해 봅니다. 잘만 진행된다면 2007-2008 시즌의 최고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