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에 쓰는 포스팅인지.. 갈수록 뜸해지고 있는 블로깅입니다. 제목의 전시회는 지난 금,일 이틀간 다녀왔다능 – 고로 일주일만에 쓰는거라 당시의 감동은 많이 희석되었을지도. 가만, 토욜날은 뭐했는지 생각이 안나네.. 아, 평가옥 가서 평양온반 먹고 코엑스 나들이하고 왔구나.. (올때는 갑자기 비 -_-;;;)
어쨌든, 금욜날은 모처럼 평일 휴가를 내고 예술의전당으로 고고씽. 이렇게 호사스럽게 평일날 여유작작한 관람을 하는건 정말 사상 초유의 일인듯 하더이다. 리쎄션의 여파 덕분에 휴가를 써도 뭐라 안하는 분위기가 된 덕택도 있고, 저~번 토욜날 한번 와봤다가 끝없이 늘어서있는 인파를 보고 질려서, 보고싶으면 평일날이 아님 안되겠다 싶기도. 그래서, 금욜날 아침은 어땠느냐…
아주 여유로왔답니다 (급방긋)
그래서 보기 시작한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 展”. 푸르**에서 하사해주신 할인권과 오디오가이드 교환권을 고이 제출하고 히히낙락하면서 들어갔습니다. 마침 목소리 시원하신 도슨트께서 안내를 시작하시더군요 (럭키!) 오디오가이드도 나중에 들어보긴 했지만, 역시 기계보다는 사람이 설명하는게 더 친근하고 좋았습니다. 뭔가 이야기의 줄기도 있고, 개인적인 감상도 함께 들어가 뭔가 좀 더 생생하다고나 할까요.
클림트는 작품으로서는 상당히 친근하지만 (많이 보인다는 뜻) 클림트의 미술사적인 평가나 업적 등에 대한 것은 거의 알지 못했기에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그냥 느낌상으로는 가난하고 불운했던 로트렉과 비슷한 이미지였는데, 알고보니 상당히 여유로운 집안의 영향력있는 미술계 리더였더군요. 빈 분리파를 주도하고, 토탈아트를 실제로 구현하고 당시에 인정받을 수도 있었고 말이죠.
작품을 보면, 너무너무 많이 보아왔던 키스는 없었지만, 몰랐는데 어쩜 이런 작품이 있었나 싶은게 많아 좋더군요. 특히나 베토벤 프리즈는 전시공간으로 들어가는 순간 쇼킹했습니다. 세 면을 널찍널찍하게 쓰면서 인간의 고통과 구원에의 간구, 그리고 영웅의 출현과 환희의 송가로 이어지는 이미지가 정말 멋졌어요. 유명한 유디트와 아담과 이브도 좋았고.. (아담과 이브가 미완성작이란건 처음 알았음) 드로잉도 나름 재밌었습니다 (므훗). 아, 초기 드로잉 중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테마로 한 스케치는 오히려 완성작보다 더 아름답더군요. 잠이 들었는지 죽음에 이른건지 알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운 선에 감싸인 얼굴 모습이 멋졌습니다.
클림트전 공식 사이트는 여기: http://www.klimtkorea.co.kr/
간단히 새로 생긴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다음에 들어간 곳은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 여기는 신*카드에서 협찬해주신 덕에 할인을 받았답니다. 후원사가 많은 전시는 이래서 좋은것 같아요 ^^
오드리 헵번의 사진으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정말 보기만 해도 즐거운 사진이 많이 있어 즐거웠습니다. 또한 인물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촬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작품과 함께 걸어두어서 더욱 재밌게 볼수 있었어요. 윈스턴 처칠, 오드리 헵번의 모습도 멋졌지만, 그 외에도 실루엣과 담뱃불을 붙이는 성냥의 불꽃을 담아낸 버틀런트 러셀의 모습, 첼로를 연주하는 뒷모습을 잡아낸 파블로 카잘스의 모습은 정말 새롭더군요. 자신의 작품처럼 길쭉하고 메마른 모습의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한명 한명의 얼굴과 표정, 눈빛, 주름, 여기에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손의 모습까지. 인물을 찍을때 단지 한 순간을 잡는게 아니라, 캐릭터를 담기 위해 이야기하고 기다리는 그 과정이 담겨있기에 명작으로 평가되는게 아닐까 싶었네요. 도슨트도 있었지만, 그보다 보고, 느끼고, 생각해보는게 더 좋은 그런 전시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카쉬 관련 책자가 있는지 살펴봐야겠네.
카쉬전 공식 사이트: http://karshkorea.com/
주일날은 예배 마치고 바로 조선일보미술관으로 가서 이호신님의 “우리마을순례展”을 보았습니다. 신문&방송에서 보고 나름 괜찮겠다 싶어 간 전시. 게다가 공짜^^;;; (게다가 마지막날이라 한산~)
한국 각지에 있는 조그마한 마을을 직접 다니면서 수묵채색으로 묘사해낸 작품이 여럿 걸려있다. 단양, 부산, 경주, 완도, 제주 등 곳곳에 있는 마을들인데, 큰 곳은 수십 채, 작은 곳은 수 채의 집들로 이루어져 있고 기와집, 초가, 마을회관, 논밭, 실개천과 바다, 기찻길, 농사짓는 사람들과 농기계, 강아지와 소 등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조금 떨어진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우리나라의 마을 모습 – 적당히 둥그스름한 산과 완만하게 굽이치는 실개천, 그리고 마을이 모여있는 정겨운 풍경.
먹과 붓은 역시 우리나라의 모습에 가장 잘 맞는 재료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스라한 산과 강, 마을의 모습을 감상했다. 하회마을의 모습도 좋았고, 세로로 길게 묘사된 보름날 달집놀이의 장면도 멋스러웠고. 가끔씩 이런 수묵화 전시를 보는 것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련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3&aid=0002043902
클림트전! 보고 싶었는데 퐁피두센터특별전에 이어 또 놓치고 마네요 ㅠㅠ
어라, 5월 15일까지라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함 시도해보면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