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per Man (Reprint, Paperback) – Pratchett, Terry/HarperCollins |
Terry Pratchett의 유머가 가득한 디스크월드 시리즈. 초기작이지만 이제야 보게된 건 읽는 속도가 느려서..-_- 아무래도 원서다보니 우선순위가 딴 책에 비해 밀리고, 부피가 작아서 예비군훈련 갈때나 짐이 무거울때만 들고다녔다능.. 그래도 한권 끝내니 나름 흐뭇하달까, 넘 오래걸려서 한심하달까 ^^;;;
주인공은 죽음의 사자(Death). 죽음이란 개념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그 자신은 죽음에 대해 무관심했던 그가 은퇴를 앞두고 죽음의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생전(?) 처음으로 인간세상에 나가 사람들을 접하고, 어울리고, 사랑을 하면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배워나가게 되는데, 그의 자리를 물려받은 차세대 죽음의 사자가 찾아오고 그는 (전직 Death임에도 불구하고) 죽음과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한편, 죽음이 은퇴 휴가(?)를 간 사이 죽을 사람이 안죽고 계속 돌아다니는 초유의 사태가.. 나름 정겨운 장례식을 마치고 관속에 들어가 무덤에 묻히기까지 한 노장 히키코모리 마법사 Windle Poons는 자신의 존재 의의를 고민하면서 언데드 및 어둠의 종족들을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그 역시 혼자만 아는 삶에서 여럿이 어울리는 기쁨을 (언데드 사이에서) 알게 되죠. 이때 다가오는 외계 카트(?)족의 침략. Windle은 인간+언데드 vs. 외계카트의 생존을 건 싸움을 이끌게 됩니다.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한심한 장면과 흐뭇한 장면, 그리고 어지러운 장면이 정신없이 펼쳐집니다. Terry Pretchatt의 솜씨는 이런 가운데서 줄거리를 놓치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인물들과 독자를 이끌어가는 솜씨라 생각해요. 자칫 코믹에, 아니면 스토리에 얽매여서 허탈하게 진행될 수도 있을텐데 참으로 꼼꼼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게 참 대단합니다. 그러면서도 Death(인간명 Bill Door)와 Ms.Flitworth와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통해 살짝 감동을 주는것도 좋구요.
오래 보기는 했지만 이런 코믹환타지라도 나름대로의 작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였다는 생각입니다. 뻘쭘하지만 나름 매력적인 죽음의 사자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네요 🙂
덧, 생각해보니 이거 97년 1월에 산거라능. 12년만에 다 읽었다능 ^^;;; (물론 읽기 시작한건 한참 후지만서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