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의 나라 – 박문영 지음/에픽로그 |
SF어워드 수상작이면서, 곧 절판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구입해서 읽은 SF입니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의 경우는 특이한 제목과 함께 곧잘 SNS에서 이야기되곤 했지만, 사마귀의 나라는 수상 후에 언급되면서 알게 된 경우라 어떤 배경인지도 전혀 모르고 보게 되었어요. 책장을 펴고 읽기 시작하니…
인류종말 서사시. 그것도 커다란 세계나 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작은 섬을 배경으로 한 섬이 기업화된 시대의 핵폐기장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유전자변형으로 기형이 된 아이의 시선으로 서술해나가는 이야기였어요. 아, 몸상태도 안좋고 정신상태도 기진맥진한데 마음의 여유삼아 읽는 소설도 이런 분위기라니. 하지만 흡입력과 처절한 묘사는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느낌. 마치 코니 윌리스의 둠즈데이 북을 읽으면서 느낀 그 기분을 간만에 느껴가면서 책장을 덮었습니다.
다시 펴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한방 먹인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해요.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고, 더구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리고 어디든 소수든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데, 이런걸 남의 이야기처럼, 게임처럼 사람들은 생각한다는 것. 그 모든 것을 마음에 담고 있어야 조금씩이나마 세상이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모두 기억해야겠어요. 아, 힘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