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세계명작 클래식을 읽게 되면서 좋아하는 이야기의 영화판을 찾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작은아씨들, 두번째는 약간 마이너한 버전인 비밀의 화원이었는데, 의외로 후자를 더 좋아하네요.
작은 아씨들은 지금와서보면 상당한 호화캐스팅이라 놀라게 되는 작품이에요. 조 역의 위노나 라이더는 말할것도 없고, 마치 부인 역의 수잔 서랜든, 베스 역의 클레어 데인즈, 어린 에이미 역의 커스틴 던스트, 로리 역의 크리스찬 베일까지.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빠른 전개에 놀랐습니다. 알고 있던 이야기가 앞쪽 절반까지 해서 끝나고 아이도 거기까지만 봤구요, 뒷부분은 이야기가 이어져 조의 성공과 결혼까지 전개되더라구요. 나중에 찾아보니, 원작이 4부까지 있어 연결된 이야기라고 합니다.
반면에 비밀의 화원은 감독도, 주연배우들도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지만 정감이 가는 작품입니다. 앞부분 인도에서의 이야기들은 연출이나 배경이 좀 부족해보이지만, 영국의 미셀드와이트 저택으로 오면서는 꽤 괜찮은 묘사가 펼쳐집니다. 메리가 가게 된 집안과의 관계도 메리의 엄마와 콜린의 엄마가 쌍동이 자매였다는 설정이 추가되어 화원 열쇠를 이모의 방에서 발견하는 묘사도 꽤 괜찮았다는 생각이구요, 화원 입구나 내부의 정경, 그리고 저택 내부 미로같은 구조도 흥미로왔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아이들의 풋풋한 연기가 좋았네요. 건방진 듯하면서도 따뜻한 배려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자라가는 메리, 뚱하면서도 콜린의 질투에 아랑곳없이 자기 자리를 지켜주는 디콘, 제멋대로였지만 건강을 찾아가면서 활기를 찾아가는 콜린까지.. 원작도 그렇지만 아이들의 성장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유일하게 얼굴을 알아본 매들록 부인 역의 맥고나걸 교수님 (메기 스미스) 역시나 자기 잘못을 깨닫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모습도, 콜린을 방치하고 피하다가 저택에 돌아와 직접 만나게 되는 크레이븐 경도 괜찮았구요.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이어나가면서 방긋방긋한 자기 모습을 지켜가는 디콘의 누나 마사가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다른 출연작이 별로 없는것 같군요.
옛 영화를 아이와 보는것도 꽤나 즐거운 경험인것 같습니다. 쏠쏠한 재미가 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