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폭스 갬빗 –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허블 |
작년 휴고상 노미네이트된 작품 목록이 올라왔을 때, 문득 ‘이 사람은 누구지?’ 싶었던 작가가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한국 이름같은 작가와 작품이 함께 놓여있어 궁금했는데, 어느새 번역본이 나오고 작가소개가 들어갔네요. 한국계 미국인으로 SF를 집필하는 이윤하 씨는 그런 점을 살려 구미호나 김치 같은 이야기를 우주에서의 권력다툼과 버무려 독특하고 즐거운 작품을 써냈습니다.
6개의 종족(켈․슈오스․니라이․안단․비도나․라할․리오즈)이 연합해 제국을 다스리는 육두정부는 역법이라는 논리에 의해 이단이라 부르는 다른 역법 (혹은 변형된 역법)을 사용하는 적과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6개의 종족은 각자의 능력이 있어 수학이나 심리, 전략, 능력, 전투 등을 수행하죠. 전투를 지휘하는 슈오스 산하에 계산을 하는 니라이와 전투를 수행하는 켈이 있는 등 각 종족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는 형태입니다.
어떤 소규모 전투에서 켈 소속의 체리스 대위는 수학적 재능을 발휘해 전투 목표를 달성하지만, 정해진 역법을 따르지 않은 문제로 재판에 회부되어 다른 인격이 그 몸에 빙의(?)되는 형벌을 받습니다. 그 인격은 하필이면 악명높은 토벌전을 지휘하고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것으로 유명한 슈오스 제다오 장군. 그 후에 따른 것은 이단에게 정복된 기지를 이 다른 인격과 협력해 탈환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일곱 번째 종족이었던 리오즈와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제다오의 기억 파편에서 순간순간 맞닥뜨리게 되면서 체리스는 조금씩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독특한 전투 묘사와 수학으로 가득하면서 긴박하고 스릴넘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 ‘제국의 기계 3부작’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만큼 남은 두 권도 빨리 번역되어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