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를 맞아 공연이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되면서 집콕하는 사람들을 위해 많은 공연 스트리밍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라모폰의 피아니스트 연주회도 있었고, 깜박 놓쳐버린 조성진의 페이스북 연주회, 신한카드 콘서트도 있었네요.
지난 주말에는 마침 정말 유명한 두 편의 공연이 있어 가족이 함께 관람했어요. LG아트센터에서 후원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그리고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캐츠 공연 영상이었네요. 백조의 호수는 라이브로, 캐츠는 48시간 한정 관람으로 즐겁게 기억을 되새기며 볼 수 있었습니다.
백조의 호수는 역시 강렬한 안무와 스토리가 강점이라 아이도 흥미로워하면서 함께 보았네요. 설정이 가물가물했지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이야기. 애정을 갈구하나 받지 못하는 왕자와 사랑을 숨기는 여왕, 공원에서 만난 백조와 이에 감동한 왕자, 최후의 댄스와 승천까지. 볼때마다 떠오르는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도 덤으로. 항상 이 작품을 보면 빌리 엘리어트가 보고 싶어져요.
캐츠는 신기하게도, 봤다는걸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오늘 예전 포스팅을 뒤져보다가 찾아내고는, 머릿속이 하얗게 세탁이 된듯한 느낌이. 아니, 국립극장까지 간 기억은 생생한데 거기서 무슨 공연을 봤는지가 정말 이렇게 없어질수 있는것인가 말이죠. 다 잊어버린 덕분에 처음 공연을 보는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잘 감상했습니다. 이래저래 설정과 고양이 소개를 폰으로 찾아가면서 보다보니 오히려 이번에는 기억에 잘 남을 것 같네요. 그리자벨라의 메모리도 좋았고, 사실 그보다 제미마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o♡ !!
스토리도 이번에는 확실하게 파악했고, 마지막에 해결사 역할을 하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폴리스가 상당히 강렬했어요. 움직임과 신체비율(?)이 체조선수 여홍철선수를 연상시키는데.. (칭찬인가?), 멋지더군요. 역시 뮤지컬을 스토리를 미리 알고 봐야 더 즐겁게 기억에 남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직관을 못하는건 아쉽지만 이런 기회가 많이 온다는건 나름 좋은 일인듯 합니다. 덕분에 공연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기회가 있을 때 관람하고 싶은 마음과 좋은 공연을 보는 눈을 계속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요. 흥미로운 공연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코로나도 빨리 종식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