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 김시덕 지음/포레스트북스 |
김시덕 교수님의 최신작입니다. 서울과 지방을 답사하면서 사람들이 사는 곳과 투기가 이루어지는 곳에 대해 느낀 것을 천천히 풀어낸 책인데, 이게 부동산 광풍과 엮이면서 베스트셀러가 되니 도서관에서 보기도 쉽지 않더라구요. 다행히 회사 도서관에 책이 들어와 읽어볼 기회를 잡았네요.
문헌학자답게 다양한 지역의 개발 이슈, 테마들을 역사상 있었던 여러 계획서에서 찾는게 교수님다웠습니다. 특히 아라뱃길, GTX, 철도건설 등의 테마가 단순히 이벤트성으로 뜨는게 아니라 길게는 일제시대 때부터 기획된 개발계획이 여러 부침을 겪고 다시 살아나 실제로 이루어진다는게 대단했어요. 그럼에도 그 주변의 모든 곳이 투자처가 되는 것은 아니고, 진짜 사람이 몰릴 곳인지, 단지 산업단지나 화물열차만 들어오는 것인지 등을 현지에서 확인해보고 사람들과 만나봐야 알 수 있다는 점은 제일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안보 문제가 우리나라의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군 기지와 주택과의 관계, 그리고 성남공항은 쉽게 이전하기 어려우므로 그쪽은 개발되기 힘들다는 것, 세종시가 개발된 이유가 무엇보다도 휴전선에서 멀고 해상에서 포격이 어려운 위치라는 점 등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정책적 결정에서 안보가 영향을 주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더군요.
굳이 큰 개발 호재가 아니더라도 침수지역인지, 식재료 구매가 괜찮은지, 대중교통이 되어있는지 등은 이사나 집을 구입하기 전에는 꼭 알아봐야 할 일인데 잘 그러지 않는다는 점은 항상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을 느끼게 해주는 한 권이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