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제: Taegukki (2003)
감독: 강제규
주연: 장동건, 원빈
한마디로, 강제규 감독다운 전쟁영화였다. 인물의 묘사, 이야기의 전개, 만들어진 액션까지 쉬리를 쏙 빼닮은걸 보면서 스타일이란게 있긴 있구나 싶었으니. 아직은 쉬리와 태극기 뿐이지만 앞으로도 계속될테니 한국의 스필버그라 해도 괜찮을듯.
너무 쉬리와 비슷한 느낌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영화 자체는 재미있게 봤다. 줄거리야 뻔하다 하더라도 남자 눈으로 봐도 잘생긴 장동건의 열연과 눈물 쏙 빼는 형제의 비극은 상당한 관객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
그럼에도 명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역시나 스필버그와 같은 이유일듯. 감동을 강요하는 뻔한 스토리와 영신의 예정된 비극, 그리고 마지막의 깃발부대 에피소드(?)는 너무나 우연적인 요소가 많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고, 진태와 진석이 변하게 되는 계기나 묘사같은 것이 좀 부족한 듯해서 아쉬웠다. 너무 흔들리는 화면도 좀 도가 심한것 같아 몇몇 장면에서는 좀 자제해줬으면 하는 느낌도 들었고.
하지만 우리의 국민배우 최민식님은 도망가면서도 역시 상당한 카리스마를 보여줘서 흐뭇했다. 저기서 탈출해서 북한으로 돌아간 후 특수부대원들을 교육시켜 다시 남쪽으로 돌아온다는 ‘쉬리’ 망상을 영화 보는중 잠깐 해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