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러브한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나니 생각없이 막 지나가는 영화를 보고 싶어서 집어든 영화였는데, 생각외로 생각을 좀 해야하는 구성이었네요.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화끈하게 액션이 펼쳐진다는 점은 예상대로였던 영화. 샤를리즈 테론이 MI6 요원 로레인으로 나와 베를린 장벽 붕괴 시점에서 동서 베를린을 넘나들면서 여러 국가의 비밀요원 리스트가 담긴 시계를 확보하고자 조사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MI6의 현지 지부장인 퍼시벌은 그동안 쌓아온 커넥션을 기반으로 지원을 담당하지만 오랫동안 베를린에 있었던만큼 꿍꿍이가 있고, 마지막으로 시계를 확보했다고 알려진 KGB요원 바흐친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시계를 팔려고 합니다.
프랑스 요원인 델핀은 로레인이 마음에 들어 좋아서 쫓아다니고, KGB의 현지 수장인 브레모비치도 인원을 동원해 싸움을 거네요. 로레인은 리스트를 유출한 스파이글래스라는 요원을 보호하면서 베를린을 탈출하기 위해 동분서주 좌충우돌 싸움을 벌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스파이글래스는 총에 맞고 둘이 함께 탄 차가 강물에 빠지는 바람에 익사하고 로레인은 자신의 루트를 유출한 퍼시벌을 찾아 정의의 응징을 + 자신의 계략을 수행합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로레인이 작전 종료 후 MI6 상관과 CIA 요원 앞에서 상세 내용을 보고(혹은 심문당하기)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사실 본인의 이야기인만큼 로레인의 속셈은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나게 되네요. 사실 그런 음모는 다 배경이고 진짜는 총과 칼, 주변에서 구하는 잡동사니 물건들과 각종 지형지물을 이용한 요원들간의 격렬한 싸움을 구경하는 것이니 어쨌거나 화끈한 액션을 즐기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말이지요.
감독 데이빗 리치는 존 윅의 감독이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애견의 복수에 나선 존 윅의 스토리와 액션이 한수 위라는 생각, 그래도 나름대로 즐길 만한 액션 영화라는 생각도 들고요. 뭔가 인상이 비슷하네 하고 생각했던 가이 리치 감독과는 R과 L의 차이가 있었네요 ㅎㅎ 신기해라. (David Leitch vs. Guy Ritchie)